[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삼성 갤럭시폰 유저를 위한 밀크뮤직이 가요 각계 협회들의 첨예한 대립을 낳으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료 라디오형 음원 서비스 어플인 밀크뮤직은 소비자가 '무료'로 음원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겨우' 유료로 자리잡은 음원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밀크뮤직은 어플을 깔기만 하면 밀크뮤직이 제공하는 '톱100', '아이돌', '힙합' 등의 장르를 선택해 밀크뮤직이 틀어주는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장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라디오보다 참여 지수가 높고, 그렇다고 선곡을 구체적으로 할 순 없다는 점에서 기존 음원사이트와는 구별된다.
음원이 점차 '음악을 감상하는 것'에서 '배경음악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뀜에 따라 이같은 어플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의견도, 안그래도 그 경제적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는 음악이 휴대폰의 미끼 상품이 돼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모두 일리는 있다.

한국음반산업협회는 음악업계의 수익 측면에서는 큰 차이점이 없으므로 밀크뮤직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밀크뮤직은 오히려 부가적인 시장 확보가 될 것"이라면서 "삼성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면, 음악업계에 부가적인 수익 구조가 생기게 되는 셈"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면서 "삼성이 소비자를 대신해 비용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는 한곡당 5.28원을 받는 것으로 기존 음원사이트를 통한 수익과 큰 차이가 없기도 하다. 소비자로부터 돈을 받느냐,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무료와 유료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 협회는 최근 밀크뮤직에 음원을 공급 중인 소리바다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황. 협회 관계자는 "애초에 유료로 서비스하겠다는 계약이었는데 밀크뮤직은 서비스 형태가 무료였기 때문에 계약 내용과 분명 달랐다. 그래서 해지를 통보했다"면서 "중요한 건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 소비되느냐"라고 강조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왜 반대하고 나서는지 얼핏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돈을 더 받겠다는 게 아니라, 음원이 무료로 소비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음원을 무료가 아닌 유료로 소비하는 구조는 굉장히 중요하다. 삼성이 자본을 앞세워서 음원 시장을 장악하면 자본력이 약한 회사는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료로 운영되는 음원사이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비스 형태가 다소 달라 '대체제'보다는 '보완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음원사이트에서도 라디오 형태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삼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원이 공식 서비스되는 문화상품이 아니라, 휴대폰 단말기에 '끼워파는' 미끼 상품이 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분명 음원의 시장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소비자가 음악을 '유료'로 인식하는 데에도 아주 오래걸렸는데 무료 서비스가 다시 정착되면 음악 업계가 다시 10년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나. 휴대폰에 무형 콘텐츠를 끼워팔고, 이런 서비스가 호응을 얻게 되면 음원 자체의 시장 가치 훼손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밀크뮤직은 내년 일부 유료화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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