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의 내가 봤어!]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시즌1 반환점을 돈 가운데, 절묘한 타이밍에 여자 특집을 편성하면서 경쟁 프로그램을 앞서 나갔다. ‘나는 남자다’가 이 기세를 몰아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탄탄한 고정 시청층으로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아성을 자랑하던 MBC ‘나 혼자 산다’를 넘어선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 8월 8일 첫 방송된 ‘나는 남자다’는 3개월가량 방송되면서 ‘나 혼자 산다’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고전했지만, 지난 17일 방송된 11회분 여자특집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4%로 ‘나 혼자 산다’(6.3%)를 처음 앞서면서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이는 매우 근소한 차이지만, 유재석의 신상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서서히 끓어오르며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던 ‘나 혼자 산다’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최근 방송가에 리얼리티를 강조한 관찰 형식의 프로그램이 주류인 상황에서 흐름과 다소 동떨어진 스튜디오 쇼토크라는 포맷으로 과감한 시도를 보인 ‘나는 남자다’가 동시간대 1위에 오른 것은, 회를 거듭할수록 기발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들고 나온 '나는 남자다'의 고민, 또 유재석, 권오중, 임원희, 허경환, 장동민 등의 MC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편안한 합을 만들어내며 안정적인 구도로 시청자를 편안하게 했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나는 남자다’의 금요일 밤 안착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100여 명 일반인 관객들의 이야기에서 재미를 뽑아내 그것을 큰 웃음으로 증폭시키는 국민 MC 유재석의 생동감 넘치는 입담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터. 시범 방송 이후 유재석의 신상 예능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시즌제로 편성된 ‘나는 남자다’는 줄곧 4~5%대 시청률로 ‘유재석의 흑역사를 보는 듯 하다’는 혹평까지 얻기도 했지만, 길었던 예열을 마치고 이제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한 ‘나는 남자다’는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막강한 파괴력을 보이는 여자 특집을 시기 적절하게 등장시키면서 프로그램을 향했던 우려의 시선을 말끔히 거둬냈다는 평이다.
‘나는 남자다’의 여자특집에서는 그간 다뤘던 다양한 주제 중에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주제인 특이한 이름, 연예인 닮은꼴, 음치, 여중·여고·여대 출신의 여자 관객 100여명과 함께 해 다양한 웃음을 안겼다.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와 끼를 펼쳐놓는 여성 관객들은 시종일관 큰 웃음을 안겼고, 그간 ‘나는 남자다’를 봤던 시청자들은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하는 남녀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나는 남자다’ 시즌1은 앞으로 9회가 남은 상황. ‘나는 남자다’ 측에 따르면 앞으로 남은 회차에 또 한 번 여자 특집이 기획될 수도 있다는 귀띔이다. 남자를 위한 토크쇼라고 외쳤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여자 토크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좋은 흐름을 탄 ‘나는 남자다’가 시즌2를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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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