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큼 못해선 울지도 않는다."
현대건설이 '돌풍의 팀' 흥국생명을 제압하고 시즌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건설은 23일 오후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5-14, 16-25, 25-22, 25-21)로 물리치고 첫 승을 거뒀다. 양철호 현대건설 신임 감독은 V리그 데뷔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다.
'높이' 배구의 현대건설이 '발' 배구의 흥국생명을 제압했다. 폴리는 38점(공격성공률 50.70%)을 기록하며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자랑했고, 황연주와 양효진(이상 13점)도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실을 찾은 황연주는 "1세트를 너무 쉽게 따내서 방심한 것 같다. 2세트서 모두가 당황했다"면서 "리시브는 연습도 준비도 많이 했는데 아직 불안한 면이 있었다. 동료들에게 짐을 줬다. 뒤에서 수비를 해준 (김)주하와 (김)연견이가 그런 면에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올 시즌 첫 경기서 지난시즌 보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모습을 뽐냈다. "코보컵 이후로 자신감이 붙은 게 좋은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람이란 게 또 떨어질 수도 있다.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웬만큼 못해선 울지도 않는다"는 그는 "주장 완장을 내려놓아서 부담이 덜하긴 한데 (새 주장인) 혜선이에게 부담을 준 것 같아 고맙다. 수비수들에게도 미안하다. 공격에서 내가 더 해줘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황연주는 또 한국 배구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폴리에 대해 "우리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훌륭한 선수가 온 것 같아 동료들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면서 "폴리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보다 의사소통을 더 많이 해서 편하고 좋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V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양철호 신임 감독의 '오빠리더십'에 대해서는 "젊은 감독님이라 그런 느낌이 조금 든다"는 황연주는 "나이가 많은 선수들에겐 오빠지만 어린 선수들에겐 아빠뻘 나에겐 삼촌뻘이다"라고 웃었다.
황연주는 "감독님은 장난도 많이 치시는데 진지할 때는 진지해 선수들이 무서워 할 때도 있다. 그래도 장난이 많으셔서 선수들이 편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또 오래 봐 온 터라 서로의 성격을 잘 알아서 좋다"면서 "아무래도 감독으론 V리그 첫 경기라 긴장 하셨을 것이다. 경기도 우리가 제일 늦게 했다. 하지만 내색은 전혀 하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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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