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해투3’ 이영돈PD, 예능도 참 좋아하는데요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10.24 07: 04

이영돈PD가 숨겨뒀던 입담을 뽐냈다. 고발 프로그램을 하며 겪은 사연들부터 미식가다운 음식 취향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몰입시켰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 투게더3’은 ‘미식가 특집’ 편으로 꾸며졌다. 이영돈PD는 전 농구선수 서장훈, 스타 셰프 레이먼 킴,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영돈PD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와 같은 유행어에 대한 얘기로 즐겁게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에 대해 “그냥 보통 말투다”라고 밝혔는데, 막상 MC들의 부탁에 대사를 하기 시작하니 긴장 그 자체여서 웃음을 자아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아직 어색했던 그는 고발 프로그램과 얽힌 이야기들을 하며 조금씩 입을 풀기 시작했다.

이영돈PD는 KBS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후 ‘그것이 알고 싶다’, ‘주병진 쇼’, ‘추적 60분’, ‘생로병사의 비밀’, ‘소비자 고발’ 등 다양한 인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냈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역시 장기간 방송한 히트작. 고발 프로그램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고발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항상 안전하지는 않다. 이날 방송만 해도 함께 출연한 레이먼 킴이 그와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레이먼 킴은 이영돈PD가 ‘먹거리 X파일’에서 벌꿀아이스크림을 다루며 다수의 가게가 양초의 재료인 파라핀을 사용한다고 밝힌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레이먼 킴의 가게는 안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마어마했던 것. 이 일로 레이먼 킴은 가맹점 20곳 중 12곳을 잃었다고 토로했지만, 곧 이영돈PD의 얘기를 들은 후 “고맙다”며, “업계가 문제가 많이 있었는데 많이 문을 닫고 정말 남아야 되는 것만 남았다”며 훈훈하게 관계를 정리했다.
이에 이영돈PD는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은 것인 것”이라며, “피해를 보시는 분이 있을 때가 있다.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그의 사연들은 마치 고발 후 비하인드 스토리 같아서 보는 이의 흥미를 돋웠다.  
그는 “고발 같은 경우는 메시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분명 피해를 본다”며, 상대 측이 “법적인 소송과 함께 항의를 정확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침대 업체에 대해 고발하며 임의로 ‘A침대’라고 했다가 실제 명칭이 ‘A’로 시작하는 대형 침대 회사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또, 제보자 신변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모자이크로 쪼개놓으면 이렇게 하면 보인다”며 고개를 젖혀 눈을 가늘게 뜨거나, 한 번은 음성변조를 했는데 상대 측이 “우리가 쓰는 똑 같은 기계를 찾아 써서 결국 누구인지 찾았다”고 하는 등 고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조심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이영돈PD는 실제 한 사건 때문에 생면에 위협을 당한 적도 있었다. 그는 “‘추적 60분’ 할 때 모 종교 단체를 고발한 적이 있다. 20명 정도를 살해 암매장한 것”이라며, “방송이 나가고 교회의 몇십 명이 처단조를 만들어서 (나를) 처단하기 위해 훈련을 하다가 적발됐다. 몇 달 동안 경찰에게 신변보호를 받았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에도 이영돈PD는 고발 프로그램을 한 것에 대해 회의감은 느끼지 않는다며, “난 체질이라고 생각한다. PD로서의 내 보람은 이렇게 해서 사회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분명 ‘미식가 특집’이었는데 방송 초반은 이영돈PD의 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들로 이뤄졌다. 주제를 이탈한 내용에도 MC들은 “이게 더 재밌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영돈PD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방송의 몰입도를 높인 것.
이후 이영돈은 말린 곤충으로 만든 간식을 선보이거나, 대부분 멸치로 구성된 독특한 식단을 공개하는 등 ‘미식가 특집’다운 내용들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먹는 음식들은 ‘착한 가게’를 찾던 것과 일관성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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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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