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머나먼 홈 플레이트, LG 잔루 잔혹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4 22: 30

정말 간발의 차이였지만 돌려 말하면 참 먼 홈 플레이트였다. LG가 아슬아슬했던 두 차례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비교적 잘 싸웠으나 막판 뒷심에서 밀리며 3-4로 졌다. 원정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기세를 올렸던 LG는 3차전을 내주며 향후 구상에 다소간 차질이 생겼다.
지긴 했지만 이길 수도 있었던 LG였다. 경기 내용은 NC에 밀렸다고 보기 어려웠다. 1회 2점을 먼저 내줬지만 3회와 4회 1점씩을 만회하며 이내 동점을 만들었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이 정도는 뒤집을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두 번의 홈 쇄도가 모두 아웃으로 돌아간 것이 결정적이었다. 2회 최경철의 스퀴즈 때 3루 주자 이진영이 횡사한 것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두 번 모두 간발의 차이였다.

첫 번째는 2-2로 맞선 5회 무사 1,3루였다. 이병규(7번)이 중견수 희생플라이성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깊지 않았으나 승부는 걸어볼 만한 상황이었다. 오지환의 전력 질주, 그리고 나성범의 전력 송구가 오버랩됐다. 간발의 승부였다. 송구가 비교적 정확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순간 살짝 빗겨나간 측면이 있었다. 오지환이 이미 홈으로 접근한 상황이라 태그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NC 포수 김태군이 혼신의 힘을 다해 오지환을 향해 팔을 뻗었고 옆구리 쪽에 태그가 됐다. 이영재 주심의 판정은 아웃. 양상문 LG 감독이 심판합의판정을 요구했으나 비디오로 돌려봐도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근소했고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LG는 무사 1,3루의 기회에서 아웃카운트가 한꺼번에 두 개 올라간 끝에 5회 득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NC는 6회 이호준이 결정적인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도망갔다. 참 얄궂은 타이밍이었다.
8회도 아쉬웠다. 2-4로 뒤진 상황에서 8회를 맞이한 LG는 스나이더의 안타, 최승준의 볼넷, 그리고 최경철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2,3루로 보냈다. 대타 이병규(9번)의 타석 때 손민한이 폭투를 해 1점을 만회한 상황. 여기서 이병규가 2루수 땅볼을 쳤고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2루수 지석훈은 지체 없이 홈으로 던졌다. 대주자 황목치승은 전력을 다해 뛰어들었다.
그러나 김태군은 왼발로 홈 플레이트를 막고 있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황목치승의 왼손은 이 발에 막혀 홈을 찍지 못했다. 타이밍상으로는 역시 세이프가 될 수 있었으나 손이 발을 뚫지 못한 셈이 됐다. 이 상황에서 동점을 못 만든 LG는 결국 9회 2사 1,2루 기회도 못 살리고 경기에서 패했다. 참 가까우면서도 먼 홈 플레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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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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