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이호준의 솔선수범, 벼랑 끝 NC 구해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4 22: 30

“내가 미쳐야한다”
2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이호준(38, NC)은 “후배들 중에 미쳤으면 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농담이 섞여 있기도 했지만 자신이 솔선수범해 위기에 빠진 팀을 이끌겠다는 각오가 묻어나왔다. 그리고 그 이호준의 ‘솔선수범’은 벼랑 끝에 몰려 있었던 NC를 구해냈다.
NC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3으로 이기고 기사회생했다. 홈인 마산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NC는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진 3차전에서 승리하며 대역전극의 전주곡을 완성했다.

선발 찰리는 다소 불안한 와중에서도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기틀을 놨다. 나성범은 5회 무사 1,3루에서 이병규의 희생플라이성 타구 때 레이저 송구로 3루 주자 오지환을 막아내며 수훈갑이 됐다. 그러나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은 역시 ‘호부지’ 이호준의 홈런포였다. 이호준은 이날 6회 결승 솔로포를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NC 타선을 이끌었다.
1군 진입 2년차인 NC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큰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위축된 플레이가 곳곳에서 보였다. 그래서 베테랑들의 몫이 중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NC 선수 중 이종욱에 이어 포스트시즌 경험이 두 번째로 많은 이호준이 해결사로 나서며 주장의 몫을 톡톡히 했다.
1회부터 적시타가 터졌다. NC는 1회 2사 1루에서 테임즈의 안타 때 복잡한 상황을 만들며 선취점을 냈다. 3루로 뛰는 김종호를 잡기 위해 공이 3루로 가는 틈을 타 테임즈가 2루를 파고들었고 2루 송구는 뒤로 빠지며 김종호가 홈까지 들어왔다. 여기서 이호준이 LG 선발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결정적인 2루타를 쳤다. NC가 어깨의 짐을 한결 더는 1점이었다.
2-2로 맞선 6회에는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호준은 리오단의 초구 직구(143km)가 높게 들어오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려 우중간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넘어가는 것을 직감한 이호준은 큰 액션으로 후배들의 기를 살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호준의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0번째 홈런이었다.
주장이 솔선수범해 팀을 이끈 NC는 경기 종반 힘싸움에서 버텨내며 결국 승리를 따냈다. 1승이 NC에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좀 더 홀가분한 상황에서 4차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NC의 포스트시즌이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호준의 홈런포는 잠자는 NC를 깨우는 축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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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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