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병만이 등장했다. 무술감독 정두홍이다. 뛰어난 신체능력은 물론 훌륭한 생존능력으로 병만족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솔로몬' 7회에서 병만족은 솔로몬 제도 콜롬방가라 섬에 위치한 파라또보보 부족의 마을에 머물렀다.
정두홍은 연장자임에도 넘치는 의욕을 자랑했다. 매일 운동을 한다는 그는 이날도 체력 관리로 하루를 시작했다. 곧이어 직접 준비해온 와이어 장비들을 나무에 설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특별한 장치 없이 15m 높이의 나무에 거뜬히 올라갔다. 김병만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열정과 근력이었다.

그의 카리스마도 빛났다. 손아랫사람에게도 평소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던 그였지만, 장비 설치를 하는 순간만은 달랐다.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술감독의 예민함이 드러났다. 반말을 불사하며 동생들에게 일사분란하게 일을 시켰고, 덕분에 일사천리로 일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김병만이 자리를 비운 사이 휴식을 원하는 류담·박정철의 바람도 보기 좋게 무너졌다. 몸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정두홍이 이유였다. 그는 동료들에게 장작패기, 커피갈기 등 '노동'을 끊임없이 권했다. 여자라고 예외도 없었다. 도끼질이 미숙한 김규리에게도 엄격했다.
'만능' 정두홍은 요리에도 능했다. 멧돼지 사냥을 도운 병만족은 멧돼지 고기 일부를 받았고, 정두홍이 직접 손질해 꼬치로 만들었다. 그는 현지에서 공수한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양념을 만들었고, 덕분에 병만족은 풍미 좋은 멧돼지 꼬치를 즐길 수 있었다.
류담은 정두홍을 두고 불평을 늘어놨지만, 주어진 일을 척척 해내는 그의 모습에서 김병만을 떠올렸다. 류담은 "(김)병만이형 같은 사람이 또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또 쉽게 볼 줄 몰랐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무엇이든 직접 해야 성미가 풀리는 성향까지 닮아 있었다.
그동안 '정글의 법칙'은 철저한 1인자 체제였다. 탁월한 생존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김병만에 의존했다. 하지만 또 다른 만능재주꾼 정두홍의 등장은 신선함을 선사했다. 정두홍의 열의에 당황하는 등 김병만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기도 했다. 또 간혹 등장하는 순수한 면모는 웃음을 선사했다. 자신이 만든 양념장에 대한 자랑을 은근슬쩍 하거나, 맛있는 음식에 기뻐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김병만에 버금가는 '어메이징한 남자' 정두홍의 향후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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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