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탬파베이 레이스를 이끌며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던 조 매든(60) 감독이 팀을 떠난다. 연장 계약을 한창 논의하던 시점이라 당황스럽다는 것이 미국의 반응이다. LA 다저스행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는 시카고 컵스를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고 있다.
탬파베이는 2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주 공식 성명을 통해 “매든 감독이 팀을 떠난다”라고 발표했다. 2015년까지 팀과 계약이 되어 있는 매든 감독은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자유계약신분을 얻는 권리)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탬파베이의 설득에도 매든 감독은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반대로 시장에는 선수들 이상의 관심을 받을 만한 특급 FA가 등장했다.
최근 매든 감독은 무성한 LA 다저스행 루머에 시달려왔다. 자신의 단짝이었던 앤드류 프리드먼 전 단장이 LA 다저스의 신임 야구 부문 사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돈 매팅리 감독을 경질하고 매든 감독이 다저스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루머가 파다하게 떠돌았다. 이는 프리드먼의 부인, 그리고 “탬파베이에 남고 싶다”라는 매든 감독의 이야기로 정리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연장 계약을 하고 싶다”던 매든 감독이 갑작스레 팀을 떠나게 되자 이야기가 묘해졌다. 구단에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성명에서 “우리는 그와 세 번째 연장 계약을 맺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탬파베이에서 먼저 매든 감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미 CBS스포츠는 연장계약 협상에서 연봉을 놓고 다소간 잡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매든 감독이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는 추측이다. 여기에 추후 좀 더 자유롭게 팀을 옮기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물론 가장 유력한 팀은 프리드먼이 있는 다저스지만 돈 매팅리 감독도 2016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프리드먼 사장도 당장 감독 교체는 없을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상황을 종합해 미 언론들은 시카고 컵스를 유력한 행선지로 점치고 있다. 처절한 리빌딩을 거친 컵스는 많은 유망주들을 확보했으며 이제 도약에 나선다는 심산이다. 매든 감독은 이런 컵스의 상황에 적합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컵스도 릭 렌테리아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2년 더 남아있으나 매든을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중도 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매든 감독은 2006년부터 탬파베이를 맡으며 9시즌 동안 754승705패를 기록했다. 만년 하위권 팀이었던 탬파베이를 2008년 월드시리즈까지 올려놓은 주역 중 하나다. 2008년과 2011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올해는 77승85패에 그쳤다. 매든 감독이 90승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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