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돌입한 필라델피아가 에이스인 콜 해멀스(30), 그리고 베테랑 2루수 체이스 어틀리(36)의 트레이드가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두 선수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을 팔고 노쇠화된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저명 컬럼니스트이자 소식통인 버스터 올니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의 오프시즌을 다루는 글에서 해멀스가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어틀리의 경우는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경우 매력적인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필라델피아의 개혁 가능성을 점쳤다.
근거는 팀의 현실 인식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세 번이나 이끈 명단장 출신이자 현재는 필라델피아의 고문을 맡고 있는 팻 길릭은 최근 CSN필리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과 2016년은 아니다. 2017년이나 2018년에 무언가를 노려볼 수 있다”고 밝혔다. 즉 2년간은 리빌딩의 시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리빌딩을 하려면 유망주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노쇠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였던 필라델피아는 큰 투자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즉시 전력감에 치중하다보니 팀 연령의 밸런스가 다소간 깨졌다. 무언가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일찌감치 나돈다.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73승89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처졌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매물은 역시 해멀스다. 이미 시즌 중반에도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았을 만큼 타 팀이 군침을 흘리는 선수다. 해멀스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275경기에서 108승83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인 에이스급 투수다. 특히 올해는 9승9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하며 자신의 경력에 최저 평균자책점 시즌을 썼다.
이에 올니는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해멀스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알 수 있다”며 가치가 크다고 내다봤다. 해멀스는 4년간 9000만 달러가량의 계약이 남아있지만 어차피 30대 초반이고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전성기에서 해멀스를 활용하는 것이 30대에 이른 다른 FA 투수들에게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주는 것보다는 이득일 수 있다. 여기에 FA 취득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장기적인 구상도 유리하다.
해멀스를 내놓는다면 필라델피아는 수준급의 대체 자원 및 유망주들을 한꺼번에 수혈할 수도 있다. 전력 곳곳에 구멍이 나 있는 팀으로서는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공교롭게도 25일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해멀스가 트레이드 불가 조항을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라고 밝혀 관심을 모은다.
이는 이미 전성기가 지나갔으나 여전히 쏠쏠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어틀리도 마찬가지다. 여섯 차례 올스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어틀리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타율 2할7푼, 11홈런, 53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2루수로서는 여전히 훌륭한 공격력이다.
올니는 어틀리에 대해 “만약 그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을 대비해 몇몇 팀들이 동향을 주시 중이다”라고 밝히며 어틀리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시사했다. 나이가 들어도 급격한 기량 감소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뭔가의 변화가 필요한 필라델피아가 팀의 핵심 선수들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운 판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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