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LG 2번 타자 딜레마...적임자가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25 06: 19

전반적인 타격감은 좋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팀 타율 3할4푼5리, 매 경기 10개가 넘는 안타를 기록 중이다. 팀 장타율 또한 홈런 4개가 터지며 .509. 정규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LG 트윈스 타선이 포스트시즌서 정규시즌보다 나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득점이 많지 않다. 13점을 뽑은 1차전을 제외하면 2차전과 3차전 모두 안타 11개를 치고도 4점 이하를 냈다. 2차전에선 홈런 2방으로 3점,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뽑았다. 3차전은 희생플라이 2개로 2점, 상대 폭투로 1점을 올렸다. 잔루가 13개에 달할 정도로 실속이 없었다.
문제는 2번 타순에 있었다. 리드오프 정성훈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출루율 4할6푼7리로 맹활약하고 있다. 3번 타자 박용택도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출루율 4할2푼9리로 뛰어나다. 그런데 정성훈과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는 오지환이 15타수 2안타로 타율 1할3푼3리, 출루율은 1할8푼8리로 부진하다.

특히 오지환은 지난 3차전 1회말과 7회말에 무사 1루서 희생번트에 실패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LG의 패인이 번트실패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치명적 실수였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스윕에 실패한 채 4차전을 기다리게 됐다. 정규시즌 중반부터 2번 타순을 맡았던 내야수 박경수의 부상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일단 LG 양상문 감독은 타순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 감독은 3차전이 끝난 후 “타순을 변경하는 것을 고민해보겠다”며 “오지환이 자리한 2번 타순을 교체할지는 코치들과 의논을 할 생각이다. 다른 선수로 바꿀 수도 있고, 바꾸지 않고 4차전에 앞서 지환이에게 번트 연습을 더 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일 양 감독이 2번 타순에 변화를 준다면, 2번 타자 후보는 손주인과 김용의가 될 수 있다. 일단 성적과 번트 능력만 놓고 보면 손주인이 적임자에 가깝다. 손주인은 올해 정규시즌 2번 타자로 127타석을 소화, 타율 3할8푼1리 출루율 4할3푼2리로 맹활약했다. 희생번트에도 능하며 오지환을 제외하면 팀에서 가장 많이 2번 타자로 나섰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선 9타수 2안타로 타율 2할2푼2리, 출루율 2할7푼3리를 기록 중이다. 김용의는 정규시즌 2번 타자로 46타석 타율 1할9푼 출루율 2할6푼1리에 그쳤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에선 타율 3할3푼3리(9타수 3안타)를 찍고 있고, 도루 능력은 김용의가 손주인보다 뛰어나다.
안정을 택한다면, 우타자 손주인이 선택될 것이다. 하지만 기동력을 중시한다면 좌타자 김용의가 2번 타자가 될 수 있다. 물론 4차전에 앞서 오지환에게 번트연습을 시키며 2번 타순을 고정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LG는 어떻게든 4차전 NC 선발투수 웨버를 공략해야 한다. 4차전을 내주고, 다시 마산으로 가는 버스만은 타고 싶지 않을 것이다.
3차전서 반격을 당했지만, 여전히 시리즈의 주도권은 LG가 잡고 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이재학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웨버에게 4⅓이닝 동안 3점을 뽑으며 기선제압도 했다. 정규시즌 웨버는 두 차례 LG를 상대했는데 5월 1일에는 5이닝 4실점, 10월 6일에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2번 타자 후보들의 정규시즌 웨버 상대 성적은 오지환이 5타수 1안타, 손주인이 3타수 무안타, 김용의가 1타수 1안타다.
양상문 감독은 “웨버가 (4차전에) 나올 줄 알았다. NC에서 계속 비슷한 유형의 투수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 타자들의 눈에 익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 감독이 2번 타순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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