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쫄깃하게 자극하는 시간이 곧 돌아온다. ‘크라임씬’ 시즌2 이야기다. JTBC 추리게임 ‘크라임씬’ 시즌2가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준비과정에 있다. 지난 5월 방송됐던 ‘크라임씬’은 시청자들의 추리 본능을 깨우며 방송 두 달 만에 마니아들도 형성했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크라임씬’은 국내 최초 ‘RPG 추리게임’을 표방하며 국내외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살인 사건 현장을 재구성, 용의자 역할로 분한 6명의 출연자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함과 동시에 진짜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추리 예능.
알리바이부터 현장검증, 1대1 심문, 압박 추리 등 범인을 찾는 과정이 실제 형사들의 수사와 비슷해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추리에 참여할 수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체험형 버라이어티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크라임씬’ 종영 당시 시즌2 제작에 대한 약속이 없어 애청자들에게 큰 아쉬움을 안겨줬다. 사실 국내 방송환경에서 시즌제 예능 제작이 쉽지 않기 때문. 이대로 프로그램이 끝나는 것인지 마니아들을 불안하게 했다. 최근 ‘크라임씬’을 접하고 시즌2 제작을 요청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다. 그러던 중 ‘크라임씬’ 시즌2 제작이 결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 ‘크라임씬’이 JTBC에서 ‘히든싱어’와 함께 시즌제 예능이 됐다.
▲ 시즌제 예능을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예능이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방송하고 종영하는데 시즌제로 제작되면 쉬는 동안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서 방송할 길이 생긴다. 그렇게 하면 프로그램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시청한 사람들에게 타성이 생기는데 그런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예능프로그램의 품질을 높이는 방향에서 시즌제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시즌제 예능 제작이 힘든 게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규 프로그램은 계속 제작하면 되지만 시즌제는 공백기에 또 다른 제작진이 투입돼 새로운 프로그램이 제작돼야 하고 기획하는 단계에서 많은 사람 투입이 필요하다.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후배 PD들이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할 수 있고 한 시즌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즌제 예능 제작이 활성화 돼야한다.

- 두 달 동안 ‘크라임씬’ 시즌1을 해봤는데 어땠는지?
▲ 한 마디로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다. 방송 들어가면서 우려하고 기대했던 점이 있는데 우려는 우려대로, 기대는 기대대로 나타났다. ‘크라임씬’이라는 추리예능이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낯설어서 많이 봐줄까라는 우려가 있었고 이러한 예능을 기다려온 사람들은 반응을 보내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시즌2는 지금의 퀼리티를 유지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추리가 어렵지만 재미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예능이 다양하지 않다. 대부분 토크쇼, 야외버라이어티고 하나가 잘되면 쏠리는 현상이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새로운 장르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2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크라임씬’ 시즌1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나 얻어가는 게 있다면?
▲ 제작해보지 않았던 예능이라 예측이 안됐다. 난이도 조절이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1회로 방송할지 2회로 방송할지 고민했다. 가장 아쉬운 건 중간부터 본 시청자들을 붙잡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걸 해결하면 시청률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크라임씬’을 제작하면서 재미있었다. 시즌 끝나고 이런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뿌듯했다. 시청자들이 시즌2 요청하는 거나 시즌1 끝나고도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 반응이 좋았다. 여하튼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사라져 버리지 않고 다음 시즌을 해볼 수 있다는 게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 ‘크라임씬’ 시즌2를 앞두고 있는데 시청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감이 있지 않은지?
▲ 부담을 느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부담을 너무 가지면 안되겠다. ‘크라임씬’이 하나의 틀을 짜놓고 계속 그대로 가는 게 아니라 에피소드 내용을 제작진이 고민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시청자들이 불편해하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면 외면할 수 있어서 그것 자체가 부담이다. 그래서 준비를 세 달 이상 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작업도 있고 열심히 한다.
시즌1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추리예능을 만들어 보자는 게 목표였다. 팀원들에게 시청률 신경 쓰지 말고 명품을 만들자고 했다. 명품을 만들면 반응이 따라올 거라 생각했다.

- ‘크라임씬’ 시즌2 멤버들이 누구일지 초미의 관심사인데
▲ 시즌1 멤버 그대로 가는 일은 절대 없다. 멤버 구성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여섯 명이다. 그러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이 중 한 명은 탐정이다. 탐정은 오로지 수사만 하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여섯 명이 모두 용의자였는데 이번에는 탐정이 있다. 용의자 수가 5명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범인을 찾는데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청자들 댓글을 보면 전현무, 박지윤, 홍진호, NS윤지가 그대로 시즌2에서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이 많다. ‘크라임씬’을 사랑했던 분들이 출연자들도 사랑했기 때문이지만 그 분들 모두 시즌2에 간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 좋은 출연자들이지만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걸 줄 수 있는 분들을 섭외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기존 출연자와 새로운 멤버들 조합할 생각이다.
또한 여섯 명 모두 고정 출연자로 할지 게스트를 섭외할지 고민 중인데 시즌1과 마찬가지로 게스트를 섭외하게 된다면 시즌1보다 출연 횟수를 늘리려고 한다. 룰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3주 출연을 생각하고 있다.
- 새로운 멤버 섭외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 11월부터 ‘크라임씬’ 시즌2 페이스북을 오픈한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서 어떤 성향의 분들을 원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크라임씬’은 머리만 좋아서는 안된다. 잔머리, 예능감도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연기도 할 수 있어야 하는 등 복합적인 면이 있어서 출연자 선정이 어렵다. 현재 눈 여겨 보는 보는 분들이 있다. 아직 제안하지 않은 분도 있고 얘기 중인 분도 있다.
- 멤버 변화 외에 ‘크라임씬’ 시즌2의 또 다른 변화는 무엇인지?
▲ 시즌1을 할 때 시청자 의견 중에 마냥 출연자들의 추리를 따라 가냐는 거냐라는 말이 있었다. 같이 추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어 시청자 투표를 도입했다. 양방향 피드백은 절대로 버리지 않고 더 강화하려고 한다.
또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화하려고 한다. 시즌1에서는 코너로 했다면 이번에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 시청자들이 조금 더 쉽게 따라가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 회에 한 에피소드를 다루려고 하고 90분 방송을 하려고 한다. 다이어트를 하되 근육까지 빼는 게 아니라 군살을 빼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반응과 화제성을 시즌1 보다 증폭시키려고 고민하고 있다. 결국은 치밀하게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여전히 걱정이고 하루도 쉬지 못하고 준비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허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완벽하게 하는 게 쉽지 않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될 거라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이 ‘크라임씬2’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이 추리할 수 있도록 만들 테니 지켜봐 달라. TV가 아니더라도 어떤 매체로든지 많이 봤으면 좋겠다. 명품을 만들려고 노력할 테니 많이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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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