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신생팀 역대 최단 시즌 만에 창단 첫 포스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가을야구에서는 아픔을 겪었다. 공룡 군단의 올 시즌은 뜨거움 이상이었다.
NC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LG와의 경기에서 3-11로 졌다. 시리즈 1승 3패로 창단 첫 가을잔치를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올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팀의 10년을 이끌어갈 나성범과 이재학이 주축으로 성장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타율 3할2푼9리 30홈런 101타점을 찍었다.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 3년 만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신인왕 이재학도 2년 연속 10승을 수확했다. 둘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을 해결해 내년 시즌 이후도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 구축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 150km를 뿌리는 원종현과 이민호가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마무리 투수 김진성은 뒤를 받쳤다. 이민호는 지난 시즌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 마무리를 오고가며 올 시즌 성장했고 지난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던 원종현은 150km를 뿌리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김진성도 25세이브로 활약했다.
베테랑과 기존 선수의 공존도 절묘했다. 주장 이호준은 2년 연속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했다.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야구하자. 이기든 지든 결과는 받아들이자”라고 말하며 준플레이오프 도중 후배들을 독려했다.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팀에 옮긴 이종욱은 커리어 최고 타점을 쌓았고 손시헌도 내야진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는 사이 후배들도 성장했다.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서도 내년 시즌을 대비했다. 미래 전력 김성욱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전격 포함시킨 점. 비록 실패했지만 국내 선수가 큰 무대 1차전에서 경험을 쌓기 바라는 생각으로 이재학을 1차전에 등판시켰다.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포스트시즌을 넘어 내년 시즌 이후를 대비하는 포석이었다.
NC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70승 57패 1무 승률 5할5푼1리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역대 신생팀 사상 최단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70승 돌파 등을 이룩하며 기대 이상의 다크호스로 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가을야구서 아픔을 맛본 NC가 내년 시즌에도 훌쩍 큰 공룡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rainshine@osen.co.kr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