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에 앞서는 건 타선과 선발진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 조금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11로 패했다. 1승 3패가 된 NC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LG에 넘기고 이번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선전한 것에 비하면 약간은 아쉬운 마무리였다.
타선이 LG 마운드를 이겨내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리그 정상급인 LG 불펜을 상대로는 어느 팀의 타선도 쉽게 점수를 뽑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이 LG 선발에 밀린 것은 치명적이었다. 3차전을 제외하고는 항상 선취점을 빼앗겼다는 점이 NC 선발진의 부진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기록이다.

우선 1차전 선발이었던 이재학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재학은 ⅔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실점했다. 구원 등판한 태드 웨버가 최경철에게 3점홈런을 허용해 자책점이 늘어난 것도 있었지만, 조기강판의 원인은 스스로 제공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에릭 해커도 3⅓이닝을 던지고 홈런 2개를 맞는 등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벼량 끝에서 3차전 선발 찰리 쉬렉은 5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잘 버텼다. 그러나 웨버는 4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제구 불안을 노출한 끝에 3이닝 5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했다. 결국 4차전도 선발 싸움에서 기세를 올리지 못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4명의 선발투수들 중 한 명도 퀄리티스타트(QS)가 없었고, 찰리를 뺀 3명의 투수들은 5이닝도 넘기지 못했다. 3명이 3경기에서 선발로 소화한 이닝을 합해도 7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불펜의 깊이가 LG에 앞서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발의 이닝 소화 능력이 정규시즌에 비해 크게 떨어진 부분이 아쉬웠다.
반면 LG 선발진은 선전했다. LG의 선발투수들은 4차전을 치르면서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NC 선발보다 긴 이닝을 버텼다. 3차전에 코리 리오단이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5⅓이닝을 던지고 6피안타 3실점해 크게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경기 중에도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는 철저한 계산과 계획 속에 이뤄진다. 믿음직스럽고 꾸준했던 선발진이 가을에 와서 급격히 흔들린 것이 NC의 계산을 오류로 만들어버렸다. 여기에 LG 마운드의 높은 벽을 허물지 못한 타선의 불발까지 겹치며 NC의 첫 가을잔치는 4경기로 끝났다. 하지만 1군 진입 2번째 시즌에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것만 해도 훌륭한 시즌이라 하기에는 충분했다. 2014년 NC는 분명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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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