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눈물의 이재학, 2014 가을 잊지마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5 17: 48

NC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24)의 첫 가을잔치가 생각만큼 달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보약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재학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을 던지고 2피안타 1볼넷 2실점했다. 이재학이 분위기를 돌려놓지 못한 NC는 3-11로 패해 1승 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NC의 2014 시즌은 이렇게 끝났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팀의 첫 경기 선발투수로 나선 토종 에이스 이재학은 막중한 임무를 띠고 1차전 마운으에 올랐으나 ⅔이닝 5실점으로 쓴맛을 봤다. 절치부심한 끝에 4차전 선발 태드 웨버에 이어 나왔으나 이번에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경기 합계 2이닝 7실점의 초라한 성적이다.

정규시즌 3위 팀인 NC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참담한 성적표였다. 1차전의 흐름을 초반에 내준 것도 이재학이 버티지 못해서였고, 4차전에서 추격 찬스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승부의 향방을 LG쪽으로 넘겨준 것도 이재학이 공략당하기 시작할 때였다.
하지만 이재학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팀의 선발진 한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줬기에 NC도 3위로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었다. 3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보여준 기여도도 높았지만, 팀의 자존심을 지켜준 것은 토종 에이스였다.
이재학 개인으로서도 이번 포스트시즌은 쓰린 기억이 됐지만, 시즌 전체를 보면 많은 의미들을 찾을 수 있었다. 2년차 징크스를 크게 겪지 않고 지난해와 같은 10승으로 시즌을 마쳤고, 9월에는 각 팀의 스타들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귀한 경험도 했다.
잠시 흔들렸을 뿐이고, 나쁜 페이스가 중요한 경기에 나타난 것뿐이다. NC를 넘어 한국야구의 에이스가 될 재목인 이재학이기에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금의 시련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올해 NC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LG 역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 3패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던 것이 올해 선전할 수 있는 값진 기반이 됐다.
승리는 기쁨을 주지만, 패배는 새로운 다짐과 피나는 훈련을 통한 기량 향상의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올해의 쓰린 가을 경험을 발판 삼아 ‘스트롱베리’ 이재학이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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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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