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싸움에서는 NC의 압도적인 우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퇴출 위기에 몰려 있었던 한 선수가 맹활약하며 이런 전망을 비웃었다. 정규시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브래드 스나이더(32,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LG 타선에 힘을 보탰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병규의 3타점 맹활약, 그리고 선발 류제국의 5이닝 1실점 활약에 힘입어 11-3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준플레이오프 통과를 확정지었다. 시즌 한 때 최하위까지 처졌다 기적같은 상승세로 가을잔치에 초대받은 LG는 3위 NC를 잠재우고 이제 27일부터 목동에서 정규시즌 2위 넥센과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당초 타선은 NC의 대포 및 기동력과 LG의 소총 및 짜임새가 대결할 것이라는 예상이었고 화력의 폭발력은 아무래도 한 방이 있는 NC쪽이 나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LG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연결력이 더 좋다는 확신이 있었고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컨디션을 조율했던 스나이더라는 히든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전격적으로 엔트리에 합류한 스나이더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에서 MVP급 활약을 펼친 상대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NC)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사실 정규시즌 때는 부진했던 스나이더였다. 조시 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했으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 때는 사실상 없는 선수 취급을 받은 적도 있었다. 올 시즌 성적은 37경기에서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에 그쳤다. 타율 3할4푼3리,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한 테임즈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을에는 달랐다. 준플레이오프만 따지면 테임즈보다도 나은 기록이었다.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인 스나이더는 2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4회 결정적인 2점 홈런을 때렸다. 3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활약이 좋았던 스나이더는 4차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4할6푼7리(15타수 7안타)에 이르렀다. 타점도 3개를 수확하는 등 영양가도 좋았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 선수의 화려한 생존 신고였다. 이제 스나이더가 없는 LG 타선은 생각하기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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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