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기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정규시즌의 기세를 포스트시즌서도 유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3위팀 NC 다이노스를 꺾었다.
이로써 LG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승률 4할대(62승 64패 2무, 승률 4할9푼2리) 팀이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는 또 하나의 신기록을 세웠다. 앞서 LG는 정규시즌서도 승률 5할 ‘-16’까지 추락했다가 4위까지 오르는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정규시즌에서 그랬듯, 양상문 감독의 묘수와 선수들의 노력이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날씨까지 LG의 편을 들면서 꼬여버렸던 선발 로테이션을 풀어줬다. 마치 지난 7월 25일 잠실 롯데전과 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당시 LG는 4회까지 1-9로 크게 뒤지고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폭우로 경기가 취소, 1패가 지워지는 최상의 결과를 얻은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원정지 마산에 내린 비가 LG에 행운을 가져왔다. 지난 20일과 21일 비로 이틀 연속 2차전이 취소됐다, 그러자 LG는 류제국 우규민 리오단 3명의 선발투수로도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소화할 수 있게 됐다. 1차전에선 류제국이, 2차전에선 우규민이 자기 몫을 다하며 LG 승리를 견인했다. 3차전, 혹은 4차전 선발 카드로 낙점됐던 신정락은 비로 인해 전 경기 불펜투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LG 불펜진은 더 두터워졌다. 결국 4차전 5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류제국은 5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에 성공,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했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부활도 마치 드라마처럼 이뤄졌다. 양상문 감독은 정규시즌 타율 2할1푼 OPS .692에 그친 스나이더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었다. 단순히 대타요원이 아닌 6번 타자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퇴출에 가까운 성적을 찍은 외국인선수를 매 경기 운명이 달린 포스트시즌에 기용한 것이다. 그리고 스나이더는 3차전까지 11타수 6안타 타율 5할4푼5리로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2차전에선 승리의 다리를 놓는 투런포를 작렬, 그토록 기다렸던 홈런포를 터뜨렸다.
LG에 마냥 운만 따랐던 것은 아니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주전 2루수이자 2번 타순을 맡았던 박경수가 투구에 다리를 맞았다. 다음날 박경수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제외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고, LG는 초비상에 빠졌다. 그런데 박경수의 공백을 김용의가 완벽히 메웠다. 김용의는 2루수로 선발 출장, 3차전을 제외하면 박경수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4차전에선 2번 타순으로 올라와 희생번트 포함 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양상문 감독은 LG가 기적을 달성한 것을 두고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에 마치 우리가 주연이 된 것 같은 경기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1년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들 경기들이 계속 나오면서 승리를 쌓았다. 이렇게 승을 쌓는 데에는 분명 운도 많이 작용했다”며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행운이 계속 따라오고 있다”고 웃었다.
LG는 기량과 행운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고, ‘우주정복’을 외치며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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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백승철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