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팀 맡은 김성근, 한화 4강 기대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6 13: 00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최대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김성근(72) 감독의 거취는 결국 한화행이었다. 이에 3년 연속 최하위를 비롯,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 처져 있었던 한화의 성적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응룡 감독과의 2년 계약이 만료된 후 새 감독을 물색 중이던 한화는 25일 저녁 “김성근 감독과 3년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이 끝난 뒤 감독 선임 절차에 들어갔으나 발표가 늦어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한화가 그간 유력했던 내부 승진 의사를 접고 전격적으로 ‘김성근 카드’를 선택한 셈이다. 야구계 최대 이슈였던 김성근 감독의 거취는 한화 고위층의 의지에 따라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그간 감독 선임 과정에서 김성근 감독은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한화가 그랬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하위권에 처져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한화의 체질을 개선할 적임자라는 평가 때문이다. 실제 김성근 감독은 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도약시키는 데 남다른 능력을 가진 지도자로 평가되고 있다. 강한 훈련을 통한 선수들의 실력 개선, 그리고 강한 카리스마를 통한 선수단 장악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곤 했다.

다른 말보다는 실적이 확실하다. 1996년 쌍방울의 감독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전년도 ‘꼴찌’이던 팀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의 남다른 지도력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기억된다. 2002년에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떨어졌던 LG를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놨다. 2007년부터 2011년 말까지 몸담은 SK에서는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 SK는 6위 팀이었다.
한화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지적이다. 한화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저력의 팀이었으나 2008년 5위를 기점으로 추락했다. 2009년에는 최하위에 머물렀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는 3년 연속 최하위로 처지며 ‘암흑기’를 맞이했다. 전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가진 전력도 100% 발휘하지 못한 채 항상 시즌 초반부터 어려운 행보를 해야 했다. 이에 2013년에는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을 영입하며 승부를 걸었으나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의 약점은 타선보다는 마운드와 수비 쪽에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실제 한화 마운드의 올해 평균자책점은 6.35로 1982년 삼미가 기록했던 6.23을 넘는 역대 한 시즌 최악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정근우 이용규라는 거물급 FA 선수들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수비력 또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때문에 투수 조련의 대가이며 혹독한 훈련으로 수비를 담금질하는 김 감독의 성향이 한화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는 것. 한화는 김 감독에게 3년 계약을 보장했다. 김 감독도 3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당장 최하위권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올려놓길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일단 최하위에서 탈출한 뒤 점진적으로 팀 전력을 향상시켜 임기 내 포스트시즌 진출 정도면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평가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카드를 선택한 한화가 리그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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