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god는 여전했다. 잠시 공석이었던 순간이 무색할 정도로, 타오르고 또 타올랐다. 컴백의 열기는 앙코르 콘서트가 열리는 순간에도 여전히 뜨거웠으며, 4만명의 관객은 그들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180여분 동안 전소(全燒)했다.
god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8집 앨범 활동을 마무리하는 '15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 Encore)'를 개최했다. god 다섯 남자는 이곳 무대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팬들과 관객에게 건넸다.
박준형이 최근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출연하며 얻게 된 '냉동인간'이라는 수식어는 이날 첫 오프닝을 장식했다. 바로 거대한 냉동 로봇이 모습을 드러낸 것. 박준형의 모습을 닮은 풍선인형의 차순으로는 주인공 멤버 다섯명의 화려한 공중 등장이 이어졌고, 공연장은 뜨거운 환호로 뒤덮였다. 하늘색 풍선과 야광봉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으며, 주경기장은 삽시간에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프라이데이나잇' '관찰' '새러데이나잇'이 지나간 뒤에야 멤버들의 인사가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특히 "god에서 미운오리새끼 역할을 맡은 윤계상이다"며 스스로를 소개한 윤계상의 멘트는 인상적이었다.
god는 앞서 보여주지 않았던 무대들로 신선함을 추가했으며, 컴백 후 첫 콘서트보다 안정된 호흡으로 퍼포먼스 및 무대를 한층 더 즐기는 모습이었다. 팬을 무대로 올려 '난 좋아'에 맞춰 포옹과 스킨십을 하는 모습에는 예상대로 질투와 부러움에 휩싸인 뜨거운 방응이 뒤따랐다.
'애수' '니가 필요해' '돌아와줘' '왜' '우리가 사는 이야기'로 떼창을 이끌었던 god는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등의 메가 히트곡으로 콘서트 하이라이트의 정점을 찍었다. god와 함께 나이를 먹으며 연령대가 한층 높아졌을 팬들은 두터워진 현실의 고민을 모두 이곳에서 떨쳐내기라도 하듯 무서운 떼창으로 가수와 팬 모두 '건재함'을 또 한 번 과시했다.

멤버들은 이어 '다시' '보통날' '0%' '하늘색 약속' '니가 있어야 할 곳'을 연이어 부르며 감동을 안겼으며, 앙코르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부르는 곡 '바람'이 처음으로 공개돼 의미를 더했다. 윤계상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진실된 마음을 표현한 노래인 '바람'은 멤버들의 화음에 휩싸여 팬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적셨다.
윤계상은 "정말 행복하다. 두 단어를 진짜 많이 썼더라.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다. 그동안 성공을 향해 달려왔던 것 같다. 주위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쳐 온 것 같다. 채찍질 하면서 달려왔는데, 살아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다. 다시 만난 멤버들과 녹음하고 노는 일상이 정말 행복한 거였구나 느꼈다"며 현장의 모든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 날은 '15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이 무대는 그들에게는 새로운 시작, '제 2막의 god'를 알리는 장이었다. 다시 뭉친 그들이 앞으로 팬들 곁에서 오래도록 그들의 노래를 이야기하듯, 이야기를 노래하듯 들려주길 기대해본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