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은 한 장이었다. 울산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희비가 시시각각으로 엇갈렸다. 90분 전쟁이었다. 울산이 환호성을 질렀고, 전남은 고개를 떨궜다.
전남은 2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원정 경기서 인천과 3-3으로 비겼다.
마지막 초대장은 울산의 몫이었다. 전남은 '천적' 인천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끝내 눈물을 흘렸다. 울산은 성남 원정서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마지막 남은 상위리그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플릿 라운드로 나뉘기 전 마지막 경기였다. K리그 클래식은 이날 일제히 열린 6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 스플릿 체제에 들어간다. 상하위 6개팀, 2그룹으로 나뉘어 우승, ACL 티켓 획득, 잔류 싸움을 놓고 경쟁한다.
인천과 전남, 성남과 울산의 격돌에 시선이 쏠렸다.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상황이었다. 남은 것은 6위 울산과 7위 전남의 운명이었다. 울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승점은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4로 전남(-5)에 9골이 앞서 있었다. 울산은 성남을 잡는다면 자력 상위리그행이 가능했다. 전남으로선 인천을 잡거나 비기고, 울산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 전반 1분
전남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일격을 맞았다. 인천의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들에게 꼼짝 없이 당했다. 이보가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고, 디오고가 아크서클 근처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대 하단 구석으로 향하는 볼이라 김병지 골키퍼로서도 손 쓸 도리가 없었다.
▲ 전반 15분
전남이 불씨를 살렸다. 스테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안용우가 문전 혼전 상황서 비어있는 골대를 향해 왼발로 밀어넣으며 1-1로 균형을 이뤘다. 같은 시간 울산과 성남은 0-0 스코어를 유지했다.
▲ 전반 37분
조용하던 울산이 상위리그행에 한 걸음 다가섰다. 전반 37분 성남의 코너킥과 드로인 공격이 실패로 이어지자 공을 가로챈 울산은 따르따가 양동현의 도움을 받아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남과 인천의 스코어는 1-1.
▲ 전반 마감
울산이 성남에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감했다. 반면 전남은 인천과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채 후반을 기약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상위리그 티켓의 주인공은 울산의 몫이었다.
▲ 후반 2분
울산도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2분이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태환이 방향을 살짝 바꿔놓는 센스 있는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1-1로 스코어를 유지하던 전남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 후반 10분
후반 10분 성남의 김동희와 김동섭이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문전 앞으로 돌진했다. 울산의 파울이 나오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제파로프가 키커로 나서 파넨카킥으로 2-1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휘슬이 울린다면 전남의 극적인 상위리그행이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 후반 22분
울산이 또 한 번 골을 내줬다. 제파로프가 밀어준 공을 김동희가 문전 앞에서 지체 없이 김동섭에게 연결했고, 골키퍼 이희성까지 완벽하게 제친 상황에서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이 1-3으로 뒤졌고, 전남이 1-1로 스코어를 유지하며 전남의 상위리그행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 후반 23분
전남이 다시 고개를 떨궜다. 용현진의 부상 아웃으로 교체투입된 인천의 문상윤이 이천수의 도움을 받아 문전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같은 시간 성남에 1-3으로 뒤져있던 울산은 기사회생했고, 전남은 반드시 동점골이 필요했다.
▲ 후반 막판
울산은 후반 28분 이호가 한 골을 만회한 데 이어 후반 37분 양동현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3으로 동점을 이뤘다. 이어 후반 40분 박동혁의 헤딩 역전골까지 터졌다. 울산은 단 12분 동안 세 골을 몰아치는 폭발력을 과시,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남은 후반 34분 진성욱에게 3번째 골을 내줬지만 코니가 후반 42분과 추가시간 2골을 넣으며 3-3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 울산이 웃고, 전남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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