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한 경기라도 작년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
김남일(37)이 전북 현대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남일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김남일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를 소화함과 동시에 선제골을 성공시켜 전북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5연승 및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를 달린 전북은 20승 8무 5패(승점 68)를 기록하며, 2위 수원(16승 10무 7패, 승점 58)와 승점 차를 10점으로 늘렸다. 전북은 남은 5경기서 수원이 모두 승리하더라도 승점 6점을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짓는다.

경기 후 만난 김남일은 "레오나르도의 프리킥이 매우 좋았다. 예상도 하지 않고 뛰어들어갔는데 발 앞에 공이 떨어져 득점으로 연결됐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하지만 않는다면 목표로 세운 우승은 자동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조급하지 않고 냉정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전북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남일이지만 전반기에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부터 조금씩 좋아진 것. 이에 대해 최강희 전북 감독은 "브라질 전지훈련 마지막날에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2달 정도 공백이 있었다"며 "본인이 찾아와 9자신이) 어렵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가 나이를 먹은 선수라도 능력을 보고 데려온 만큼 '네가 한 경기라도 작년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김남일이 신형민과 중원에서 잘해서 고비를 넘겨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남일은 월드컵 휴식기 이전의 심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했다.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는 것. 김남일은 "숨기고 싶은 내용이다. 사실 감독님께 그만둔다고 말했다. 심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다. 내가 견디기 힘든 일이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 내 입장에서는 심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셨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내가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 팀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갖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를 준비하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최강희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제 우승까지 2승이 남은 만큼 김남일은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어린 선수들과 꺼리낌 없이 어울린다는 것이 운동장에서 편하게 후배들과 장난을 치고 집중도 하고 있다. 내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선수들도 있지만 그 선수들이 있어서 승리를 할 수 있었고, 팀도 강해지고 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경기서 승리하고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이후의 진로는 시즌 종료 후에 천천히 생각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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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