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수비 요정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다이빙캐치로 팀 승리를 지켰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4번타자 이대호(32)가 방망이뿐만 아니라 수비로도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대호는 26일 일본 오사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벌어진 2014 일본시리즈 한신 타이거즈와 2차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회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2-1 승리에 있어 이대호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대호의 활약은 타격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대호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부터 5경기 연속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마쓰나카 노부히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가 1루 수비까지 소화해줘야 했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 이대호의 수비가 빛났다. 소프트뱅크가 2-1 한 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한신 야마토가 소프트뱅크 이가라시 료타의 3구 가운데 높은 149km 직구를 밀어쳐 1루 라인선상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우측 라인으로 빠질 법한 타구. 그런데 그 순간 이대호의 육중한 몸이 빠르게 반응했다. 낮은 자세로 타구를 바라보던 이대호는 공을 따라 육감적으로 몸을 내던졌다. 글러브를 낀 왼손을 뻗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호수비에 야마토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뒤이어진 경기 흐름상 아주 중요한 수비였다. 한신은 이대호의 다이빙캐치로 투아웃이 된 이후 후지이 아키히토의 좌전 아타와 니시오카 쓰요시의 볼넷으로 1·2루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다. 만약 이대호의 다이빙캐치가 없었다면 자칫 1점차 리드가 뒤집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대호의 다이빙 캐치가 어느 때보다 빛났다. 한국 롯데 시절 1루뿐만 아니라 3루 핫코너까지 소화하며 강습 타구에 익숙한 이대호의 '수비 요정'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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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