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 4번타자 이대호(32)가 일본시리즈 데뷔 첫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은 다이빙캐치까지 해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대호는 26일 일본 오사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시리즈 한신 타이거즈와 2차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1-0으로 리드한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노미 아쓰시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일본시리즈 2경기 만에 터진 첫 홈런포. 포스트시즌 8경기만의 첫 홈런이기도 했다.
이대호는 1-0으로 리드한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초구를 노려 큼지막한 홈런 아치를 그렸다. 노미의 초구 몸쪽에 들어온 131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타구. 한신팬들로 가득 찬 고시엔구장을 일순간 침묵에 빠뜨린 한 방이었다.

한국인 타자의 일본시리즈 홈런은 재일동포 장훈(2개)씨를 제외하면 이대호가 이승엽(4개)과 이병규(1개)에 이어 3번째로 홈런은 6번째. 이승엽이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이었던 2005년 한신과 일본시리즈에서 1차전, 2차전, 4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이어 이병규가 주니치 드래건스 시절이었던 니혼햄 파이터스과 일본시리즈에서 2차전에서 홈런을 하나 쳤다.
가장 최근에는 이승엽이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지난 2009년 11월3일 니혼햄과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터뜨린 것이 마지막. 그로부터 5년 만에 이대호가 한국인 타자 일본시리즈 홈런의 주인공이 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이대호는 빛났다. 소프트뱅크가 2-1 한 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한신 야마토가 소프트뱅크 이가라시 료타의 3구 가운데 높은 149km 직구를 밀어쳐 1루 라인선상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우측 라인으로 빠질 법한 타구. 그런데 그 순간 이대호의 육중한 몸이 빠르게 반응했다. 낮은 자세로 타구를 바라보던 이대호는 공을 따라 육감적으로 몸을 내던졌다. 글러브를 낀 왼손을 뻗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호수비에 야마토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뒤이어진 경기 흐름상 아주 중요한 수비였다. 한신은 이대호의 다이빙캐치로 투아웃이 된 이후 후지이 아키히토의 좌전 아타와 니시오카 쓰요시의 볼넷으로 1·2루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다. 만약 이대호의 다이빙캐치가 없었다면 자칫 1점차 리드가 뒤집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대호의 다이빙 캐치가 어느 때보다 빛났다. 한국 롯데 시절 1루뿐만 아니라 3루 핫코너까지 소화하며 강습 타구에 익숙한 이대호의 '수비 요정'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대호 홈런과 수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대호 홈런과 수비, 우승하기를", "이대호 홈런과 수비, 일본시리즈에서 공수에서 맹활약이네", "이대호 홈런과 수비, 육중함이 느껴지지 않아" 등의 반응을 보였다.
OSEN
오사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