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푹 쉬게 해줄게" 이대호, 홈런...JS 韓인 5년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0.26 22: 31

"푹 쉬게 해주겠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4번타자 이대호(32)가 약속을 지켰다. 한신 타이거즈 마무리 오승환(32)에게 포스트시즌 첫 휴식을 안겼다. 결정적인 홈런과 다이빙 캐치로 공수에서 맹활약, 소프트뱅크에 반격의 1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26일 일본 오사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치러진 2014 일본시리즈 한신 타이거즈와 2차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 1안타가 1-0으로 리드한 4회 쐐기 솔로 홈런으로 소프트뱅크의 2-1 승리에 결정타가 됐다.

이대호는 한신 선발 노미 아쓰시의 초구 몸쪽 131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장식했다. 일본시리즈 첫 홈런이 이대호 방망이에서 나왔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한국인 타자로는 이승엽(4개)-이병규(1개)에 이어 3번째 일본시리즈 홈런 타자가 됐다. 200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때린 뒤 5년만의 한국인 타자 일본시리즈 홈런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대호는 "결정적인 홈런은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승엽에 이어 5년만의 한국인 타자 일본시리즈 홈런에 대해서도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일본에 진출해 시리즈까지 올라온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대호는 "공 보고 공 치기였다. (노리는 공과) 비슷하면 치겠다는 생각이었다. 타격감이 좋은 것도 있지만,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려 한다. 그냥 서있는 것보다 치겠다는 생각이다. 첫 타석 병살타도 후회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대호는 이날 1~3타석 모두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휘둘렀다. 마지막 타석만 초구를 못 쳤다. 그는 "마지막에 초구를 못 친 게 아쉽다. 3번 다 초구를 쳐서 설마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질까 싶었는데 가운데로 들어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본시리즈 전 오승환에게 휴식을 주겠다던 이대호의 선전포고도 현실로 이뤄졌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소프트뱅크는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한신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할 수 없었다.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7경기 연속 등판이 마감된 순간. 이대호의 공수 활약이 오승환의 등판을 막았다.
이대호는 "승환이를 푹 쉬게 해주겠다"는 농담으로 활짝 웃은 뒤 "승환이와 누가 이기든 4연승으로 하자고 했는데 역시 야구가 쉽지 않다. 내가 볼 때 7차전까지 전부 할 것 같다. 빨리 끝나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일본시리즈 장기전을 예고했다.
1승1패로 맞선 소프트뱅크와 한신은 27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8~30일 소프트뱅크 홈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3~5차전을 치른다. 1~2차전에서 투타 맞대결이 불발된 오승환과 이대호가 후쿠오카에서는 일본시리즈 사상 첫 한국인 투타 대결을 벌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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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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