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강등’ 성남, 발등에 불 떨어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27 06: 20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성남 FC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성남은 26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울산 현대에게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승점추가에 실패한 성남은 같은 날 제주를 1-0으로 잡은 경남과 함께 승점 31점에 머물렀다. 성남은 골득실에서 제주에 12골을 앞서 있지만, 강등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다 잡았던 승리라서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성남은 첫 골을 내줬지만 후반 내리 세 골을 몰아쳤다. 후반 22분만 하더라도 3-1로 앞서 있었다. 아무도 성남이 질거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 성남은 이후 세 골을 허용했다. 후반 38분 페널티킥을 내준 뒤 단 1분 만에 박동혁에게 헤딩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선수단은 물론 팀 전체가 ‘멘붕’에 빠졌다.

경기 후 김학범 성남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져서 화가 난다”고 답했다. 경기 전만 해도 “울산보다 우리가 더 급해”라며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은 김 감독이었지만 패한 뒤 ‘강등’에 대한 압박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어느 구단이라도 ‘강등’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성남만큼 강등을 피하고 싶은 구단도 없을 것이다. 지난 비시즌 성남은 전 모기업 일화가 구단운영을 포기하면서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나는 진통을 겪었다. 안산 연고지 이전설도 돌았지만, 어렵게 성남시가 실타래를 풀었다. 이런 가운데 시민구단으로 새출발을 하자마자 성남이 강등된다면 구단운영에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
최근 1년 동안 성남은 무려 네 번이나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시즌까지 구단을 이끌었던 안익수 감독은 재신임을 얻지 못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성남은 올 시즌 박종환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박 전 감독은 선수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불명예스럽게 사령탑에서 자진사퇴했다.
이후 이상윤 감독대행, 이영진 코치가 차례로 팀을 맡았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지난 9월 김학범 감독이 새로 부임해 겨우 팀을 추스르는 판국이었다. 새 감독이 팀 전력을 꾸리고 자기 색깔을 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런 와중에 성남이 강등된다면 구단 전체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과연 성남은 남은 5경기서 강등권에서 탈출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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