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 개편’ SK, 현재-미래 다 잡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7 06: 07

SK가 코칭스태프 개편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나선다. 신임 감독 선임으로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동시에 차세대 지도자감들을 적극 양성하는 ‘투 트랙 전법’이 눈에 띄고 있다.
2012년 정식감독으로 부임해 3년간 팀을 이끈 이만수 감독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SK는 김용희 육성총괄과 2년 계약을 맺고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일찍이 선진야구를 접하며 적극적인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인물인 김 감독은 2군 감독과 육성총괄을 두루 맡으며 SK 팀 내 사정에 대해 밝은 지도자로 손꼽힌다. 온화한 인품으로 팀 내 구성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김 김독은 취임식에서 “시스템 야구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기필코 4강에 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선수단, 그리고 팀 특성에 맡는 세밀한 매뉴얼을 만들어 SK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의 확립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부상자 속출, 더딘 세대교체도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한편 구단은 김 신임 감독의 취임과 발맞춰 세이케 마사가즈 수비코치를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 임명했다. 2010년 전지훈련 당시 수비 인스트럭터로 SK와 첫 인연을 맺은 세이케 코치는 올해 SK의 메인 수비코치로 영입됐다. 세이케 코치는 기본을 중시하는 성향이며 훈련량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코치인 만큼 아무래도 전권을 휘두르지 못한 면은 있지만 2군 감독이 된다면 좀 더 자신의 색깔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군 선수들은 배워야 할 것이 많고 강한 훈련으로 기량을 다듬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이런 상황상 세이케 코치의 성향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한편으로는 일본 야구 특유의 세밀함을 어린 선수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다. 김 감독은 “분명 일본쪽 야구에서도 배울 만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훈련으로 1군의 시스템 야구를 뒷받침할 만한 선수들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한편 차세대 지도자들을 키워내기 위한 작업에도 본격 돌입했다.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들이자 차세대 감독감으로 손꼽히는 김경기 코치와 박경완 2군 감독을 전면배치했다. 올해 메인 타격코치를 맡았던 김 코치는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은퇴하자마자 올해 곧바로 2군 감독이 되는 파격으로 관심을 모았던 박 감독은 김 감독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육성총괄직을 맡는다. 구단도 이런 이동이 차기 사령탑 구도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 코치는 지난해 김용희 감독과 2군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전체적인 내용에서 역할 분담 등 호흡이 좋았다는 것이 구단 안팎의 평가다. 수석코치 임명권을 가진 김 감독도 굳이 외부에서 새로운 인사를 데려오기 보다는 김 코치와 함께하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팀이나 그렇듯이 수석코치는 감독으로 가기 위한 가교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감독 부재 상황에서는 대행 0순위이기도 하다.
박경완 육성총괄은 잠시 그라운드에서는 떠나게 됐다. 그러나 프런트쪽에 좀 더 가까운 보직이라고 해서 한직으로 밀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육성에 구단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SK에서 육성총괄이 가지는 의미는 꽤 크다. 사실상 1군 선수단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관리하고 스카우트, 재활, 육성을 모두 아우른다. 매주 사장 주재 회의에 참석하는 등 구단 고위층과의 접촉도 잦다.
당장 김용희 신임 감독이 얼마 전까지 육성총괄이었다.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다양한 시각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또한 2군 감독 임명 못지않은 파격과 특혜라는 말도 나온다. 야구계에서는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박경완을 차세대 감독으로 키우려는 SK의 의중이 어느 정도 드러난 인사가 아니겠는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SK는 1군 코칭스태프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김상진 코치가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고 올해 1군 메인코치였던 조웅천 코치는 2군으로 자리를 옮긴다. 두산 감독으로 임명된 김태형 전 코치로 인해 공석이 된 배터리 코치직은 아직 구인 중이다. 김경태 재활코치는 루키군 코치로 자리를 옮겨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변화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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