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쓰라린 아픔을 맛본 넥센 히어로즈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올 시즌을 2위로 마친 넥센은 약 열흘 간의 휴식 끝에,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올라온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27일 홈인 목동구장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하는 넥센은 반드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의 악몽을 떨쳐내겠다는 각오다.
넥센은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가는 순위 싸움 끝에 정규 시즌을 3위로 마감하고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순위 경쟁으로 에너지를 소진한 두 팀이 만난 가운데 넥센은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으나 거짓말처럼 3,4,5차전을 모두 패해 가을 야구를 접었다.

주장 이택근은 지난 2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제가 젊고 힘있는 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경험이라는 문제를 풀지 못했던 것 같다. 올해는 선수들이 경험도 쌓였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도 커졌다"고 말했다. 강정호 역시 "지난해는 즐기는 마음이 컸지만 올해는 목표를 향해 간절하고 절실해졌다"고 전했다.
수장인 염경엽 감독의 마음도 마찬가지. 염 감독은 지난해와 달리 휴식기가 주어진 올해 수많은 플랜을 짰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짜는데도 많은 고민을 했고 1차전 선발, 선발 로테이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플레이오프 엔트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올 시즌 넥센의 플레이오프 엔트리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층 젊어졌다. 최고참이었던 송지만과 투수 최고참 브랜든 나이트가 유니폼을 벗었고 송신영, 이정훈, 오윤 등 베테랑이 빠졌다. 대신 새 외국인 헨리 소사와 조상우, 김대우, 김하성, 박헌도 등 젊은 피가 새로 들어갔다.
그러나 경험 면에서는 오히려 풍부해졌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27명 중에서 가을 야구를 경험해 본 선수는 1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덕분에 올해 엔트리에서 포스트시즌 경험 선수는 21명으로 훌쩍 늘었다. 비록 1년의 경험이긴 하지만 바로 전 시즌, 그것도 잊을 수 없는 5경기를 겪은 선수들이다. 개인 성적이 일취월장한 선수들도 많다.
이번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염 감독과 이택근, 강정호에게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온 두 단어는 '간절'과 '절실'이었다. 지난해 아픔을 딛고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가을을 맞이한 넥센이 찬란한 수확을 맛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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