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km’ 임지섭, 2015 성장 프로젝트 가동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27 13: 00

LG 트윈스가 포스트시즌에선 기적을, 일본 미야자키에선 미래를 만들고 있다.
LG는 이달 초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총괄 차명석 코치의 지도하에 일본 프로팀들과 실전을 치르고 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는 한일 양국의 프로 유망주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인정받는 무대. LG 또한 채은성 임지섭 최동환 신동훈 감창혁 유강남 김재율 서상우 등 유망주가 중심선수로 뛰고 있다. 27일 교육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야수진에선 채은성, 투수진에선 신인 좌완 임지섭이 두각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채은성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전격 발탁, 이미 한국으로 돌아와 통산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차 코치는 26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채은성이 많이 좋아졌다. 맞붙는 일본팀들 투수 수준이 상당히 높은데 우리 팀에서 거의 은성이만 잘 쳤다. 플레이오프를 위해 일찍 한국으로 갔는데 일단 여기서는 상당히 잘 맞히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차 코치는 임지섭의 빠른 성장에도 놀라움을 전했다. 차 코치는 “임지섭이 많이 좋아졌다. 내년에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투구폼도 안정되고 제구도 좋다. 현재 구속이 147, 148km까지 나온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150km를 찍지 않을까 싶다”고 만족했다. 임지섭은 이번 교육리그에서 16일 지바 롯데전, 23일 한신전에 선발 등판했다. 세부기록은 알 수 없으나 LG 마운드는 롯데에 4점, 한신에 1점만을 내줬다.
한국보다 야구 인프라가 월등한 일본 프로팀 역시 교육리그서 최정예 유망주들을 그라운드에 올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국팀들이 고전하는 경기가 많이 나온다. 한 2군 감독은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두고 “우리나라 팀은 1군 선수를 어느 정도 섞어야 일본팀들과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있다. 보통 2군 투수를 올렸다가는 하염없이 맞아 이닝 자체가 끝나지 않는다”고 기가 찬 듯 말했다.
그만큼 임지섭의 호투는 의미가 있다. 올 시즌 임지섭은 4월 29일까지 1군에서 단 4경기만 소화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5월 13일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당시 양 감독은 “앞으로 올 시즌 중 임지섭의 1군 등판은 없을 것이다. 내년까지도 1군에서 못 볼 수도 있다. 2군서도 실전에 나가기보다는 새롭게 다시 만들어지기 위한 훈련을 한다. 나는 꾸준히 임지섭의 진행 과정을 체크할 생각이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임지섭은 하체부터 상체까지 투구 메커니즘을 전면 수정했다. 시즌 초 상체 위주의 투구, 반복되는 헤드업에서 벗어나 갈수록 투구폼이 부드러워졌다. 비록 구속은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을 형성했으나, 이 역시 과정인 만큼 LG 코칭스태프는 서둘지 않았다. 실제로 차 코치는 지난해 LG가 1차 지명한 신인 임지섭의 청소년선수권대회 모습을 보고 “기본적인 하드웨어도 좋고 공도 빠르다. 그런데 지금 저 투구폼으로 프로에 와서는 한 달도 버틸 수 없다.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고 예상한 바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임지섭은 마무리캠프 혹은 내년 스프링캠프서 1군 엔트리 진입 경쟁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내년까지도 1군에서 못 볼 수도 있다”는 양상문 감독의 예상을 넘어선다. LG는 오는 11월 중순부터 양상문 감독의 지휘 하에 유망주 위주로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에 들어간다. 여기서도 임지섭이 양 감독의 눈에 들어온다면, 임지섭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빠르게 결실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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