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아닌 3년' 김성근 감독, 한화 장기 로드맵 보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27 06: 08

최근 프로야구 감독들의 계약기간 대세는 2년이 되는 듯했다. SK 김용희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이 나란히 2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자진사퇴하기는 했지만 선동렬 전 KIA 감독도 최초 재계약을 맺을 당시 기간은 2년만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을 보기 좋게 깨뜨린 이가 바로 김성근(72) 한화 신임 감독이다. 한화는 지난 25일 김성근 감독과 3년 동안 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등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 액수보다는 3년의 기간을 보장했다는 점에 주목해 볼 만하다.
한화는 김응룡 전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응룡 감독이 70세가 넘은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2년 전 김응룡 감독보다 1살 더 많은 김성근 감독에게는 3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했다. 장기적인 비전에서 로드맵을 짜달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선임 과정이야 어찌됐든 한화 프런트는 이제 김 감독을 믿고 지원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첫 팀과 3년 계약을 한 것은 1996년 쌍방울에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01년 시즌 후 LG 감독대행에서 정식감독이 될 때에는 2년 계약을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두고 해임됐다. 2006년 말 SK에서 복귀할 때에도 김 감독에게 주어진 최초 계약기간은 2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룩한 이후에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지난 2008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김인식-한대화-김응룡 감독이 차례로 팀을 맡았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오히려 2009년부터 최근 6년 사이 무려 5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다. 매년 감독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는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김응룡 전 감독과 함께 한 2년의 시간은 가능성 있는 유망주 발굴도 있었지만 당장의 성적을 내기 위한 '무리수'가 있었다. 2년 내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려다 보니 투수 혹사와 부상선수 당겨쓰기와 같은 폐해가 뒤따랐다. 짧은 계약기간은 감독의 조급증을 불러와 팀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3년을 보장받은 김성근 감독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로드맵을 짤 수 있는 여건과 장치가 마련됐다. 당장 최하위에서 벗어나 눈에 띄는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뿌리아래부터 바꾸는 강력한 체질개선이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래서 2년 계약이 아닌 3년 계약이라는 점에서 한화와 김성근 감독이 더욱 기대된다. 물론 프로 세계에서 감독의 계약기간은 서류상 명목이라고 하지만, 보장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팬들은 전폭적인 지지는 물론 구단에도 필요성을 인정받은 김 감독이 '장기 로드맵' 그림을 어떨지 그려 나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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