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오승환 고속 슬라이더, 돌직구 못지않은 마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27 06: 08

돌직구만 있는 게 아니다. 컷패스트볼처럼 빠른 고속 슬라이더 역시 알고도 못 치는 마구 수준이다.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은 일본시리즈 데뷔전이었던 지난 2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1차전에서 1이닝을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최고 153km 돌직구가 위력을 떨쳤지만 그에 못지않게 145km 고속 슬라이더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오승환은 이마미야 겐타를 상대로 5구 바깥쪽 높게 들어간 고속 슬라이더로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마미야는 결대로 밀어 쳤지만, 마지막에 살짝 휘어진 볼끝 때문에 정타로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맞힌 것만 해도 성공이었다. 오승환이 공 중에서 가장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는 구종이기 때문이다.

일본 '야후재팬' 문자중계에서는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로 분류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는 편의상 '커터'에 속했다. 커터와 고속 슬라이더의 경계를 구분 짓기가 애매모호하지만 그만큼 오승환 슬라이더가 빠르고 짧게 휘어지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오승환은 "남들은 커터라고 부르지만 나는 슬라이더를 던지는 것이다. 작년 한국에 있을 때부터 지금 정도 빠른 구속이 나왔다. 최고 147km까지 던진 적이 있다"며 "다른 건 없다. 슬라이더를 빠르게 던지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자세하게 들어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빠른 슬라이더를 많이 연습을 한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한국에서도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 투구를 했다. 일본에 오면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성 변화구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오승환은 슬라이더를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그는 "슬라이더는 원래 내가 던진 변화구였다"고 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한 게 주효했다.
일본프로야구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데이터'에 따르면 오승환은 올해 직구(70.79%)를 가장 많이 던졌고, 그 다음으로 커터로 분류된 고속 슬라이더(20.04%)가 뒤따르고 있다. 이 공의 헛스윙 비율이 무려 20.44%로 가장 높았다. 삼진 잡을 때 결정구도 직구(51개)에 이어 고속 슬라이더(26개)가 많았다.
고속 슬라이더의 피안타율도 1할3푼8리로 직구(.145)보다 더 낮다. 직구를 던져 맞은 홈런이 5개 있지만 고속 슬라이더는 피홈런이 전혀 없다. 그만큼 낮게 제구가 잘된다는 걸 의미한다. 강력한 돌직구 뿐만 아니라 이를 완벽하게 보조하는 고속 슬라이더가 있기에 오승환의 일본프로야구 정복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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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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