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이대호 다짐, "아키야마 감독님, 웃으며 안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27 06: 09

"웃으며 보내드리겠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32)는 올해 이적 첫 해를 맞아 정규시즌 144경기, 포스트시즌 8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하고 있다. 이대호가 큰 기복 없이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함을 보여줬지만 4번타자로서 홈런과 타점이 다소 부족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붙박이 4번'으로 고정된 것은 감독의 믿음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대호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사람은 바로 아키야마 고지(52) 감독이다. 현역 시절 통산 437홈런 303도루의 '호타준족' 거포로 일본시리즈 MVP에도 두 차례나 올랐다. 18년 연속 팬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되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였던 아키야마 감독은 평론가와 코치를 거쳐 2009년부터 6년째 소프트뱅크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스타 출신은 좋은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2010~2011년에 이어 올해까지 3번이나 소프트뱅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아키야마 감독은 2011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일본시리즈 제패까지 노리고 있다. 주요선수 유출에도 팀을 하나로 묶는 조직적인 리더십으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다.
그러나 아키야마 감독은 지난 9월 구단의 만류에도 올 시즌을 끝으로 사임을 결정한 것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외부로 흘러나왔다. 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그는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한신 타이거즈와 일본시리즈가 당분간 아키야마 감독에게는 마지막 무대가 되는 것이다.
이대호는 "선수들이 많이 아쉬워한다. 몇 년 동안 같이 한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팀이 우승을 했는데도 나가신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승하고 팀을 나가는 게 쉬운 것이 아니다"며 "우리 선수들도 감독님과 정이 많이 드셨다. 벌써부터 그리울 것으로 생각이 든다"고 아키야마 감독에 대해 애틋함을 나타냈다.
이어 이대호는 "선수들은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겠지만 감독님께서 가정에 충실하고 싶으신 만큼 선수로서 웃으며 보내드리는 게 제일 좋다. 동기부여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끼리 잘 해보자고 미팅도 한다"고 밝혔다. 팀을 위해 6년의 세월을 공헌한 아키야마 감독을 위해서라도 일본시리즈를 이겨야만 한다.
이대호는 2차전에서 변함없이 4번타자로 나와 4회 솔로 홈런으로 달아내는 점수를 만든 데 이어 8회 절묘한 다이빙 캐치로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 패한 소프트뱅크는 2차전에서 2-1로 신승,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대호와 선수들의 바람대로 소프트뱅크가 아키야마 감독을 웃으며 보낼 수 있을지 남은 일본시리즈에 더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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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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