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진짜사나이’ 임형준, 눈빛이 슬픈 '방위형'이여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0.27 10: 04

캐릭터 한 번 잘 잡았다. 배우 임형준이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 합류해 슬픈 눈빛의 ‘방위형’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웃프게’(웃기고 슬프게) 만들었다.
임형준은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 배우 유준상, 격투기 선수 김동현, 가수 문희준, 육성재와 함께 신병으로 합류해 27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훈련을 받았다.
다섯 명의 멤버들 중에서도 임형준의 신병 합류는 독특하다. 유준상이나 문희준은 군대와 인연이 깊었고, 김동현은 뛰어난 체력과 신체조건으로 에이스 병사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인물. 육성재는 박형식-헨리와 같은 아이돌 스타로 좀 더 폭넓은 시청자 층을 끌어올 것이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조금은 낯선 연기파 배우 임형준의 군재입대(?)는 다소 의아한 사안일 수 있다.

그러나 임형준은 첫 출연부터 의구심을 날려주며 색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손진영-샘 해밍턴 등의 구명 병사와 서경석 같은 중년 병사를 섞어 놓은 듯한 그는 ‘방위형’이라는 전무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의외의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임형준은 자신이 18개월 방위 출신임을 알리며 현역 입대에 대한 나름의 로망(?)을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입대 전 자신보다 선배인 동료 라미란에게 전화를 건 그는 "너 봤다. 고생 많이 하더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방송이라 생각하고 가면 안 된다. 방송이라 그냥 하겠지 했는데 뭐 웃기는 거 생각하지 말고 얼차려나 받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고 오라”는 라미란의 충고를 들었다. 이후 "구멍으로 등극하나요"라고 자신을 놀리는 라미란에게 “내가 날렵한 이미지이지 않느냐”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감은 잠시, 임형준은 담임선생님 같은 유준상과 특급 ‘몸짱’ 김동현, ‘순백의 소년’ 육성재 등의 자신만만한 모습과 달리 어리바리한 행동과 말로 웃음을 줬다. 입소 면담에서 그는 군대에서 만들고 싶은 추억에 대한 항목에 ‘족구’라 썼는데 "군대의 추억을 얘기할 때 다른 사람들은 족구 얘기를 많이 하더라. 군화 신고 족구 해보는 게 바람이다, 하루라도 현역으로 살아보고 싶어서 입소했다"고 이유를 밝혀 숙연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임형준이 나오는 장면마다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처연한 배경 음악이 흘렀다. 그는 기르던 수염을 밀고 난 후 로션을 바르려다 조교에게 저지를 당해 당황하기도 하고, 체력 측정에서는 힘겹게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처음 경험해 보는 현역 입대에 적응을 하지 못한 듯 슬픈 눈빛을 발산하는 배우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웃음과 보호본능을 동시에 자극했다. 새로운 중년 병사 임형준은 기세 등등한 신병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진짜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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