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떠나는 장재영 코치, 롯데 현주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27 12: 40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신망을 얻고 있던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가 팀을 떠난다.
롯데는 26일 시즌종료 후 처음으로 코칭스태프 소집회의를 가졌다. 27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훈련 준비를 겸한 회의였다. 이 자리에는 박흥식 타격코치와 정민태 투수코치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시진 사단'으로 분류되는 두 코치는 롯데로부터 재계약이 힘들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이 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새롭게 1군 선수들의 트레이닝을 맡길 트레이닝코치로 소개됐다. 그리고 구단은 기존 장재영 코치와 이진오 수석 트레이너를 상동 재활군으로 보직변경했다. 이진오 트레이너는 구단 지시에 따라 상동행을 받아들였지만, 장재영 코치는 '그만두겠다'라는 뜻을 그 자리에서 밝혔다.

장재영 코치는 롯데 선수들에게 '엄마'와 같은 존재다. 지난 2006년부터 롯데에서 일한 장재영 코치는 그 해 겨울 이대호와 함께 통도사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대호는 2006년을 앞두고 체중감량을 위해 통도사를 찾았고, 장재영 코치는 이대호 곁에서 작은 것까지 챙겼다. 그 해 이대호는 타격 3관왕에 올랐고, 지금도 이대호는 장재영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간직한 채 연락을 주고받는다.
장재영 코치가 롯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준 장면은 바로 다. 여기에 조성환의 부상 장면이 나오는데, 장재영 코치는 누구보다 크게 분통을 터트리면서 선수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그 만큼 장재영 코치는 선수들의 아픔을 뒤에서 잘 보듬어주고, 또 선수들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이 힘들때도 찾아가 조언을 얻곤 했다.
평소 점잖고 또 바른소리를 잘했던 장재영 코치는 구단으로부터 보직변경에 대한 이유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가까이 롯데에 헌신한 코치를 하루아침에 바꿔버린 것. 게다가 새로 들어오게 된 트레이닝코치가 구단 운영 최고위층 인사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게 알려지며 선수단도 술렁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이렇게 코치님을 보낼 수 없다. 이제 선수들은 믿고 속마음을 터놓을 분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27일 롯데는 에서 나온 '롯데 선수들 "공필성 감독 결사반대"' 기사에 홍역을 앓고 있다. 롯데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터질 게 터졌다. 이대로 두면 제 2의 장재영 코치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안 그래도 지금 선수들은 마음 기댈곳이 없어졌다. 코치를 믿고 흉금을 터놓으며 야구를 해야 하는데, 언제 구단에 불리한 이야기가 들어갈까 불안해하며 몸을 사린다"고 말한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한 롯데는 재도약이 시급하지만 이게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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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사이판에서 조정훈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재영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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