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단, 정말 공필성 거부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27 14: 05

27일은 롯데의 올 한 해를 정리하는 마무리훈련이 시작되는 날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마무리훈련부터 팀의 방향을 확실하게 잡고 나가야 하는 게 필요했다. 그렇지만 이날 롯데는 새 감독과 함께 힘찬 훈련을 시작하는 대신 평지풍파에 휩싸였다. 그 중심에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2001년부터 코치로 일해 온 공필성 현 수비코치가 있다.
공필성 코치는 현역시절 투혼의 대명사로 불렸다. 1995년 22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리그 1위였는데, 몸쪽으로 공이 오면 피하지않고 오히려 갖다 대기까지 하는 선수였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현역 선수생활을 하면서 타율 2할4푼8리 41홈런 346타점 106도루를 기록했는데, 숫자보다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투혼이 더 대단한 선수였다.
이후 공필성 코치는 롯데 코치로 장기간 일하고 있다. 팀에 오래 있었기때문에 선수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그렇지만 '프런트 라인'으로 분류되면서 점점 선수들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한 선수는 "내가 정말 존경하는 선배이자 형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달라져서 당황스러다"고까지 말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프로야구단 코치의 이야기다. 그런데 올 8월, 김시진 전 감독의 자진사퇴 파동과 맞물려 공필성 코치가 감독대행이 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면서 공필성 코치는 롯데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리고 27일, 는 롯데 구단이 공필성 코치를 새 감독으로 앉히려다가 선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고 보도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가 됐다.
정말 롯데 선수들은 공필성 코치가 새 감독으로 오는 걸 거부했을까. 한 구단 고참선수는 "공필성 코치님이 감독이 되는 걸 반대하는 게 본질이 아니라 구단에서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 걸 막고 싶었던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롯데는 지난 17일 김시진 전 감독이 자진사퇴한 뒤 계속해서 새 감독을 찾아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김 감독이 8월 말 처음으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부터 계속해서 새 감독 찾기에 착수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언론을 통해 선수단이 공필성 코치를 감독으로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는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렇지만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새로 오는 감독도 제 2의 공필성 코치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순간 롯데의 선택이 향후 3년 구단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