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야심차게 내놓은 플레이오프 1선발 헨리 소사(29)가 부진을 면하지 못했지만, 타선의 활약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사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4⅓이닝 6피안타 3실점했다. 피홈런은 없었지만 참을성 있게 타석에서 버틴 LG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지며 5볼넷을 헌납한 것이 조기 강판 원인으로 작용했다.
2회초부터 소사는 볼넷을 내주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나온 많은 볼넷으로 인해 소사는 정규시즌 막판에 보여줬던 좋은 투구를 재현하지 못했다. 2회초에는 브래드 스나이더와 오지환, 3회초에는 손주인과 정성훈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연달아 2개씩 나왔다는 점이 문제였다.

특히 3회초의 연속 볼넷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수비도 도와주지 않았다. 후속타자 김용의의 투수방면 땅볼 때 소사가 민첩한 동작으로 공을 잡았지만 2루와 1루에 야수가 없어 소사는 어디에도 던질 수가 없었다. 이 타구는 안타로 기록됐고, 상황은 무사 만루로 변했다.
그리고 박용택의 좌전 적시타에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박용택의 타구는 낮게 깔렸지만 좌익수 박헌도가 정확한 타구 판단을 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정도의 타구 였다. 잡았다면 3루 주자가 태그업 하기도 쉽지 않았으나 박헌도가 너무 오래 타구를 지켜봤다. 결국 좌전 적시타가 됐다.
하지만 LG가 소사를 한 번 살려줬다. 1-1 동점,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이병규(7번)가 외야 좌중간에 떨어진 타구를 날렸으나 LG는 1점을 얻는 데 그 쳤다. 2루 주자 김용의가 홈에서 태그 아웃됐고, 타자 이병규가 선행주자인 박용택을 앞지르는 큰 실수를 범해 아웃카운트 2개가 동시에 쌓인 것. 소사로서는 무사 만루에서 2실점으로 막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4회초 스나이더의 우월 솔로홈런에 3점째 실점한 소사는 5회초 1사 1, 3루 위기에서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조상우가 병살로 이닝을 마쳐 자책점이 추가되지는 않았지만 5이닝을 넘기지 못한 소사의 투구는 분명 후반기 페이스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6회말 터진 타선이 소사를 패전 위기에서 구해냈다. 선두 강정호의 내야안타와 김민성의 몸에 맞는 볼로 찬스를 잡은 넥센은 이성열의 우전 적시타와 대타 서동욱의 희생번트, 대타 윤석민의 역전 3점홈런을 묶어 5-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후 리드를 유지하며 1차전을 6-3 승리로 가져갔다. LG의 치명적 실수에도 회생 불가능해 보였던 소사를 살린 것은 넥센의 최대 무기, 장타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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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