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이 심정지로 쓰러진 건 지난 22일 오후였다.
당시만 해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심폐소생술까지 받아야했다는 사실만이 알려졌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 끝에 이날 오후 8시경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 3시간에 걸친 수술이었다.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수술이 끝난 후 72시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었다.
소속사는 가족과의 상의 끝에 신해철의 수술 경위를 밝혔다. "심정지의 원인은 일단 부어오른 장으로 인한 심장 압박으로 심장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의료진의 소견이다. 다만 병원 측에서도 현재 장 상태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이유를 밝히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

소속사에 따르면 신해철은 앞서 지난 17일 서울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통증은 지속됐고, 세차례나 더 병원을 찾았지만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흉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던 그는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켰고, 근처 아산 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증권가 정보지를 중심으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급기야 신해철 측은 투병 중인 환자로는 이례적으로 더 상세한 환자 상태를 밝히기도 했다. 소속사는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복강 내 장 유착 및 장 손상을 확인 후 장절제 및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고 흉부외과와 협진 하에 심막을 열어주는 응급배액술 및 세척술을 시행하고 개방복부상태로 수술 종료했다"며 서울 아산병원 수술 과정을 공개했다.
그래도 악성 보도가 계속되자 신해철 측은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싸이와 윤도현, 25일에는 서태지와 김종서, 이승환이 신해철의 병실을 찾아 병문안을 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사랑받은 뮤지션으로 살아온 만큼 동료들과의 관계도 돈독했던 것. 서태지는 지난 24일 엠넷 '슈퍼스타K6'에 출연해 신해철의 쾌유를 빌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모두들 '신해철 답지 않게' 누워있으니, 얼른 일어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신해철은 의료진이 희망을 걸었던 72시간이 훌쩍 넘도록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27일에는 그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신해철 측은 "모두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아직 판정이 나지도 않은 얘기가 기사에 나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이때만 해도 모두가 기적을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그로부터 2시간 후. 신해철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은 모두 허망한 탄성만 뱉고 있을 뿐이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는 그의 별세를 믿기 싫어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2011년 한 방송을 통해 유언장을 작성해둔 바있다. 그는 유언장에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라며 아내 윤원희 씨와 아이들을 향한 향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는 올초 솔로 앨범 '리부트 마이 셀프'를 발표하고, tvN 'SNL코리아', JTBC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JTBC '속사정 쌀롱' MC 활동과 넥스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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