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LG의 3회 교통사고, 역전패 씨앗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7 22: 29

타격은 10번에 3번만 성공해도 된다. 그러나 수비나 주루에서는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된다. 큰 경기라면 더 그렇다. 이런 평범한 명제를 놓친 LG의 역전패 씨앗은 3회부터 크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3승1패로 꺾은 LG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6으로 역전패했다. 선발 우규민이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티며 승리의 기운을 만들어갔으나 6회 두 번째 투수 정찬헌이 윤석민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은 끝에 재역전패를 당했다. 준플레이오프의 기세를 이어가려던 LG로서는 찜찜한 1패였다.
병살타가 세 개나 나오는 등 타선이 준플레이오프처럼 폭발하지 못했다. 여기에 점수를 더 낼 수 있는 기회도 스스로 차버렸다. 3회였다. 0-1로 뒤진 LG는 3회 상대 선발 핸리 소사의 흔들리는 제구를 눈야구로 영리하게 이용했다. 선두 손주인은 7구, 두 번째 타자 정성훈은 6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김용의가 페이크 번트 전략으로 넥센의 번트 시프트를 흔들며 사실상 공짜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박용택이 좌전 적시타를 쳐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의 절정은 이병규(7번)의 좌중간 적시타였다. 좌중간을 완전히 갈라 최소한 2루타였다. 그런데 여기서 찬물을 끼얹는 플레이가 나왔다. 바로 연이은 주루 미스였다. 결국 LG는 무사 만루 2루타성 상황에서 1점을 내는 데 그쳤으며 반대로 아웃카운트는 한꺼번에 두 개가 올라가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현실에 울어야 했다.
이병규의 타구 때 3루 주자 정성훈이 홈을 밟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역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2루 주자 김용의가 타구 판단을 다소간 잘못했다. 상대 수비수들이 잡을 것을 대비하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결국 출발이 늦은 김용의가 3루를 돌았을 때 상대는 한창 중계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여기에 스텝까지 꼬여 결국 홈에서 아웃됐다.
물론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있어서 안 될 일은 그 다음에 나왔다. 타자 주자 이병규가 선행 주자인 박용택을 추월해 자동아웃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1루 주자 박용택은 2루에 도착해 3루를 보고 있었으나 중계 플레이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3루로는 뛰지 않고 2루로 귀루하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이를 보지 못한 이병규가 2루를 돌아 3루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두 선수가 교차했다.
아웃되지 않는 선행주자를 추월했을 때는 후행주자가 자동 아웃된다. 이 룰에 의해 이병규가 아무런 하소연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아웃됐다. 최소 2-1로 앞선 1사 1,2루 상황에서 공격을 이어가야 했지만 2사 2루가 된 것이다. LG의 방망이가 차려 놓은 밥상에 비하면 먹을 것이 너무 없었다.
여기서 흔들리는 소사를 상대로 대량득점을 이어나갔다면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잡을 수 있었다. 큰 점수차가 나는 상황에서 넥센이 조상우 카드를 투입시키기는 애매했다는 점에서도 경기 흐름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결국 LG는 6회 윤석민에게 스리런 한 방을 얻어맞으며 역전을 당했고 3-5로 뒤진 8회에는 패스트볼과 폭투가 연이어 나오며 안타 하나 없이 쐐기점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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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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