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석이 웃으니 오리온스는 무적이 됐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28 09: 29

같은 선수가 맞나 싶다. 침울했던 장재석이 웃기 시작하니 오리온스가 무적이 됐다.
고양 오리온스는 2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81-58, 23점 차로 대파했다. 개막 후 치른 8경기에서 전승이다. 오리온스는 평균 12.4점 차로 상대를 박살내고 있다.
이날 장재석은 15점, 10리바운드로 시즌 첫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본인의 말마따나 가비지타임에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한 기록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트로이 길렌워터(19점, 12리바운드)와 이승현(10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대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장재석은 여유가 넘쳤다. 8연승 비결을 묻자 “이번 시즌 목표가 우승이다. 그런 목표가 있어 다 같이 조금 더 힘을 내 연습했다. 김강선 형 등이 앞선 수비를 전보다 타이트하게 한다. (이)승현이도 워낙 수비가 좋다. 그래서 더 집중한다. 물론 나도 수비를 더  자신 있게 잘한다”면서 뻔뻔하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추일승 감독은 “승현이가 와서 재석이가 출전시간이 줄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장재석을 배려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장재석은 “8월 중순에 몸이 굉장히 좋았는데 시즌 중 무릎에 부상이 있었다. 승현이가 와서 (내가) 10~15분을 뛴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때 무릎이 온전치 않은 상태서 30~40분을 뛰었으면 더 안됐을 것”이라며 넓은 아량을 보였다.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장재석은 몸이 뻣뻣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2012년 KT에 1순위로 선발됐을 때 장재석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상대를 의식해 페이크만 하다가 손쉬운 골밑슛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전창진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주위에서 ‘1순위 선수가 왜 이러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답답했던 구단도 ‘마음의 병’을 고쳐주려고 심리치료까지 받게 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 오리온스와 KT는 장재석과 전태풍이 포함된 4 대 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창 주눅이 들었던 장재석은 오리온스 숙소에 처음 와서 “밥을 더 먹어도 되냐?”고 물어볼 정도로 소심했다고.
201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장재석은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11분 28초를 뛰고 3점을 넣었다. 당시 인터뷰장에 들어선 장재석은 “민망해서 인터뷰 안하면 안돼요?”라며 “다음에 제대로 활약하고 다시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서 기자를 원망했었다. 
이제 장재석은 달라졌다. 사소한 일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큰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 비시즌 흘렸던 자신의 땀을 믿고 팀의 연승에 웃고 있다. 그 결과 심리적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장재석은 27일 네이버라디오 ‘바스켓카운트’에 출연해 화려한 입담을 과시했다. “용산고에 허재가 있다면 삼선중에 장재석이 있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장재석은 “난 모르겠는데 (방송이) 재밌게 나갔다. 난 모르겠다”면서 씩 웃었다. 장재석의 웃음이 계속되는 한 오리온스의 연승도 쉽게 깨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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