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서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던 두 팀 감독의 지략대결에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먼저 웃었다.
넥센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윤석민의 역전 스리런포를 앞세워 6-3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시리즈서 중요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넥센과 LG는 정규시즌서 매번 흥미로운 대결을 연출했다. 점수 차에 상관없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따라서 두 팀의 첫 포스트시즌 대결은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또 두 팀 감독이 정규시즌서 보여준 치밀한 작전과 교체 타이밍이 어느 순간 발휘될지도 하나의 관심거리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26일 열렸던 미디어데이서 넥센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넥센에 크게 두려운 점은 없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별명이 염갈량이다. 경기를 풀어가는 부분에서 우리가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염경엽 감독의 지략을 가장 조심해야할 것 같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양 감독이 걱정했던 염 감독의 지략이 1차전서 빛을 발했다. 먼저 염 감독은 선발 핸리 소사가 4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리자 바로 조상우를 투입했다. 1차전 총력전을 선언한 만큼 필승조로 틀어막겠다는 계산이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상우는 2⅔이닝 무실점 호투했고 8회부터 올린 정규시즌 마무리 손승락도 1⅔이닝 무실점, 마지막으로 등판한 한현희도 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역전을 일구어낸 6회에도 염 감독이 선택한 카드들이 적중했다. 6회말 무사 1,2루 기회에선 과감히 강공을 선택해 이성열의 적시타로 만회 점수를 뽑았다. 이어 서동욱을 투입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다시 윤석민 대타 카드를 활용, 스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염 감독은 8회에도 대주자 유재신을 기용해 1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반면 양 감독이 믿었던 카드는 잇따라 실패했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우규민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렸으나 강정호에게 투수 강습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우규민은 이 타구에 맞아 교체됐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서 많이 활용하지 못했던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정찬헌은 몸에 맞는 공과 적시타, 역전 스리런을 맞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오히려 이후 등판한 임정우가 1⅔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타선에서도 대타 카드가 통하지 않았다. LG는 7회초 선두타자 최경철의 타석에선 문선재가, 후속타자 손주인의 타석에선 채은성이 대타로 출전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출루하지 못하며 반격에 실패했다. 게다가 최경철을 대신해 7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쓴 현재윤은 8회말 포일과 투수 폭투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1, 2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연달아 아쉬운 수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투수 교체 타이밍과 용병술에서 성공을 거두며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만큼은 1차전을 확실히 가져가고자 했던 염 감독이 양 감독과의 지략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셈이다. 과연 두 감독의 지략대결이 2차전에선 어떤 경기 양상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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