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의외성이 가른 승부, 이게 PS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0.28 10: 31

넥센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1차전서 LG 트윈스에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건 넥센이 자랑하는 클린업 트리오가 아닌 대타 윤석민(29)의 한 방이었다.
넥센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대타 윤석민의 역전 스리런포에 힘입어 6-3으로 승리했다. 넥센은 경기 초반 1-3으로 끌려갔지만 윤석민의 홈런 포함 6회 4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1승을 선점했다.
넥센과 LG의 승부는 창과 방패의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넥센은 팀 타율 2할9푼8리 홈런 199개로 명실상부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특히 유한준-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112홈런을 합작할 정도로 상대 투수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였다. 또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점령한 리드오프 서건창 역시 경계의 대상.

1차전에 앞서 LG 마무리 봉중근은 “투수들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서)건창이를 출루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넥센의 홈런 타자들에게 맞더라도 1점 홈런을 맞는 것”이라며 상위 타선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즉 상위 타선을 잘 막는다면 홈런이 많이 나오는 목동구장이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는 의외로 넥센의 상위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리드오프 서건창은 1회 볼넷과 8회 고의4구로 출루했을 뿐 3번의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리드오프로서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어주진 못했다. 테이블세터의 짝인 2번 이택근도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중심타선에선 유한준이 4타수 1안타, 박병호가 3타수 1안타, 강정호는가 4타수 2안타로 모두 안타를 기록했지만 기대했던 한 방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넥센은 6회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하위 타순에서 연달아 대타 카드를 꺼내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희생번트 작전을 활용하면서 세밀한 야구까지 펼쳤다. 결국 넥센은 이성열의 적시타와 대타 서동욱의 희생번트에 이은 대타 윤석민의 스리런포로 5-3 경기를 뒤집었다. 홈런군단답게 시원한 3점 홈런으로 역전했지만 그 한 방은 의외로 대타 카드에서 나왔다.
반면 마운드에서 강점을 보인 LG는 불펜진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선발 우규민은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비교적 제 몫을 해줬다. 특히 홈런을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믿었던 불펜에서 문제가 생겼다. 양상문 LG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서 많이 뛰지 않았던 정찬헌, 유원상, 임정우가 키 플레이어라며 불펜 기용에 변화를 줄 뜻을 밝혔다.
계획대로 우규민이 부상으로 물러나자 6회에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찬헌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 출장에 그쳤고 2이닝만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 감각이 부족한 탓이었을까. 정찬헌은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실점 최악투로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은 바뀐 투수 정찬헌을 마음껏 공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이후 8회에도 포일과 투수 폭투로 1점을 추가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LG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서 ‘미친 타격감’을 선보인 최경철, 스나이더 등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의외의 ‘미친 선수’가 나오며 단기전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이번엔 넥센의 ‘미친 선수’ 윤석민에게 일격을 당하며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게다가 LG가 자랑하는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지는 결과까지 나왔다. 오히려 이날 경기서는 넥센의 필승조(조상우-손승락-한현희)가 LG를 압도했다. 결국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나올 수 있는 외의성이 1차전 승부를 가른 셈이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