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교체 열풍’ 레전드들도 찬바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8 06: 23

한 때는 팀과 리그를 대표했으며 지도자로서도 경험을 쌓고 있었던 ‘스타 지도자’들이 찬바람을 실감하고 있다. 감독 교체로 인한 한파에 옷을 벗는 감독 및 코치들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개 팀은 모두 감독을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 출신 감독들이 줄줄이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만수 전 SK 감독, 선동렬 전 KIA 감독,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스타 출신 감독들이지만 성적의 냉정한 잣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감독 뿐만이 아니다.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27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수석코치로 김광수 전 고양 원더스 코치를 선임했다”라면서 “박상열 투수코치와 아베 오사무 타격코치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5일 김성근 감독을 선임한 한화의 코칭스태프에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박 코치와 아베 코치는 고양 원더스 시절 김 감독과 함께 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보통 감독이 팀을 맡을 때는 수석코치를 비롯, 몇몇 코치들을 자기 사람으로 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독의 의중을 잘 아는 이들을 코칭스태프에 많이 합류시켜 좀 더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기 위한 방편이다. 이른바 ‘사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김 감독은 현역 지도자 중 그 사단이 광범위한 지도자로 손꼽힌다. 야구계에서는 김 감독의 의중이 담긴 코칭스태프 인선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기존 김종모 수석코치와 신용균 이선희 불펜코치, 오대석 수비코치, 이종범 작전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조경택, 김기남 배터리코치와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종모 신용균 이선희 오대석 코치는 전임 김응룡 감독의 사람들로 분류할 수 있다. 김 감독의 퇴진과 운명을 같이 할 인물들로 일찌감치 분류됐다. 이종범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송진우 강석천 조경택 코치는 한화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도 많다.
그만큼 한화의 개혁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화는 이른바 구단의 ‘레전드’들에 대한 대우가 각별한 구단이다. 스타 선수들에 대한 대우는 은퇴 이후에도 확실하다. 송진우 강석천 조경택 코치는 은퇴 후 구단 코칭스태프에 합류했으며 역시 이글스를 대표하는 대스타였던 장종훈 정민철 코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세 코치의 재계약 불발로 한화 코칭스태프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제는 아무도 자신의 자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항이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출신인 송진우 이종범 코치의 퇴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코치는 불세출의 스타이자 차기 지도자로 관심을 모으는 인물들이었다. 이종범 코치는 친정팀인 KIA 코치로서의 복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아직 KIA도 감독 선임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실하지는 않다. 여기에 롯데에서는 김시진 감독과 함께 ‘20승 투수’ 출신인 정민태 투수코치가 팀을 떠났다.
화려한 선수 경력을 가진 스타 코치들의 낙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있다. 아직 KIA, 롯데가 감독을 선임하지 않았다. 감독들이 자신의 사람들을 데려오면서 기존 코치들이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여기에 감독을 새롭게 선임한 팀들도 아직은 코칭스태프 구성이 끝나지 않았다. 4강 진출 팀 중에서도 스타 출신 지도자들 몇몇이 잘려나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선수 경력과 지도자 경력은 별개라는 말이 실감나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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