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강정호, 홈 충돌 방지법 대세 확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8 06: 20

또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강정호(넥센)가 홈 충돌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주자와 포수간의 홈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야구계에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27일 목동구장에서는 강정호와 최경철(LG)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넥센이 1-3으로 뒤진 6회 무사 1,2루에서 이성열의 적시타 때 2루 주자 강정호가 홈을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홈 플레이트를 지키고 있었던 최경철과 부딪혔고 가까스로 왼손으로 홈을 찍어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충격이 큰 듯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는 물론 의료진까지 들어왔다.
다행히 강정호는 후유증을 털어내고 남은 경기를 계속 진행했으나 위험한 플레이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달려가던 가속도가 최경철의 몸에 걸려 잘못했으면 손목, 팔, 무릎 등 신체 전반적인 부위에 부상이 올 수도 있었다. 이에 경기 직후에는 홈 충돌 방지법 시행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자, 그리고 포수를 부상에서 보호할 수 있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MLB에서는 올해부터 홈 충돌 방지 규정(일명 룰 7.13)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홈 쇄도에서 워낙 큰 부상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아예 규정을 마련해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게끔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이 없는 상황에서 포수는 주자의 진루를 방해할 수 없다. 홈플레이트 위에 서 있을 수도 없다. 이 경우는 자동 세이프다. 반대로 주자는 공을 떨어뜨릴 요량으로 고의로 충돌할 수 없다. 주로를 벗어나는 편법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는 설사 먼저 홈을 밟았다고 하더라도 아웃이 선언된다.
그 후 다소간 규정에 손을 보기는 했으나 기본적인 원칙은 같으며 주자들과 포수들이 오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좀 더 룰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아직 이런 룰이 없다. 때문에 9개 구단의 모든 포수들이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서 있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최경철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현재 규정상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플레이’이며 몸에 굳은 습관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위에서의 접촉 사고는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많은 사례가 있었다. 때문에 MLB처럼 새로운 룰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심판위원은 “시즌 중 이 룰 도입에 대해 몇몇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다”라고 했다. 현장도 호의적이다. 포수 출신인 김경문 NC 감독부터 이 룰 도입에 적극적인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나머지 감독들도 “부상 방지가 우선”이라는 말로 반대하지 않을 분위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워낙 사고가 빈번하고 그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룰 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면서 “당장 시행되기는 어렵겠지만 공론화 작업을 거쳐 조만간 도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제도 도입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승부도 좋지만 부상은 피할 수 있는 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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