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최진혁-백진희가 한방에 1위 할줄이야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10.28 15: 49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일이 났다. 반신반의 속에 출발한 '오만과 편견'이 단숨에 동시간대 정상을 밟았다.
최진혁-백진희 주연의 MBC 새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이 방송 첫 회부터 라이벌들을 제압했다. 물론 가능성이 없던 일도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도 꽤 놀란 눈치다.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와 SBS '비밀의 문'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2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방송된 '오만과 편견'은 전국기준 11.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동시간대 방송된 '내일도 칸타빌레'는 6.7%, 프로야구 경기 중계로 평소보다 약 1시간 늦게 전파를 탄 '비밀의 문'은 4.0%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비밀의 문'은 이날 자체최저시청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사실 '비밀의 문'이 프로야구 중계 탓에 다른 두 작품에 비해 늦게 방송됐기 때문에 3사의 작품들이 나란히 동시간대 경쟁을 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 따라서 '오만과 편견'이 첫날 성적만으로 축배를 들긴 힘든 것도 맞다. 
그러나 '내일도 칸타빌레'나 '비밀의 문'은 부진이 꽤 길어지고 있다. 지난 주 종영한 '야경꾼 일지'가 끝까지 동시간대 1위를 사수하며 퇴장했던 가운데 하반기 라인업 중 기대작으로 꼽혔던 두 드라마는 예상외의 고전을 이어왔다. 때문에 '오만과 편견'이 승산 있다는 전망도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첫 회에서 2위와의 사이에 거의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는 건 고무적인 결과다.
'오만과 편견'이 이처럼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사실이 더 놀라운 것은 배우들의 라인업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상 주원-심은경이 포진한 '내일도 칸타빌레'나 한석규-이제훈이 버티고 있는 '비밀의 문'에 비해 최진혁-백진희라는 카드는 냉정하게 따져 힘이 부족했다. 작품성이나 연출, 작가 등을 보고 드라마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지곤 있다지만 여전히 다수의 시청자들이 작품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남녀주인공에 좌지우지되는 게 사실.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한 주원이나 영화 '수상한 그녀'의 히로인 심은경, 또 굵직한 연기파 한석규와 충무로의 젊은 피 이제훈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첫 주연이나 다름없는 최진혁과 백진희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또 '오만과 편견'은 MBC 입장에서 다소 급박히 편성된 작품이다. 현재 방송되는 자리는 상반기에만 해도 김영현 작가의 '대장금2' 등이 후보로 거론됐던 적이 있다. 대작의 편성을 저울질하다 무산된 자리를 채우기란 쉽지 않았다. 초반엔 캐스팅 자체도 매끄럽지 않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어렵게 캐스팅 된 것이 지금의 최진혁과 백진희였는데, 사실상 경쟁작들에 비해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대본도 그렇다. 지난해 '학교 2013'을 성공 시킨 이현주 작가는 드라마 '심야병원'과 단막극을 몇 편 집필했지만 사실상 아직 성공을 보장하는 클래스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연출력을 호평 받은 김진민 PD가 메가폰을 잡은 것이 희망으로 작용했다.
배우나 연출 등 작품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어쨌든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모든 컨디션이 다소 불안했던 작품이란 점은 분명하다. 하다못해 작품의 질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제작비조차 '비밀의 문'이나 '내일도 칸타빌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오만과 편견'의 기분 좋은 첫 출발은 눈 여겨 볼만 하다. 거창한 기대작이나 화려한 대작이 아니었음에도 고무적인 성과를 낸 것은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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