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많고 재주많은 서울예전 연극과 출신 84 학번들이 뭉쳤다. 바로 서울예전 출신인 장진 감독이 각본한 연극 '아름다운 사인(死因)'이 그 무대다.
입학 30주년을 맞은 서울예전 연극과 84학번들은 각자 사업가 배우 연출자 제작자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이자 아내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다시 깨우기로 의기투합한 것. 왜 고단한 연극 무대에 설까 궁금증을 일으키지만 그들은 무대를 향한 30년 동안 그리움과 동경을 연극 ‘아름다운 사인’으로 표현했다.
연극 아름다운 사인의 무대로 올라서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눈발이 흩날렸던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교롭게 입학 30주년을 맞은 서울에전 84학번들이 그들에게 의미있는 일을 찾기로 뜻을 모으면서 기획을 시작했다.

1962년 극작가 유치진이 한극연극연구소 준공 부설 드라마센터 극장 및 연극도서관을 개관하면서 출발한 서울예술대학교(서울예전)은 대한민국 연예들의 산실이다. 윗세대로는 신구 반효정 양택조 독고영재 박영규 길용우 이휘향 박상원 최민수 전도연 김하늘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배우들을 포함해 김건모 김원종 김민종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 신동엽 이휘재 유재석 남희석 등 큰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인들까지 서울예전 출신들을 꼽는다면 수를 헤아릴 수 없다.
KBS 2기 개그맨 출신인 김혜정씨는 "학교 졸업한지 벌써 30년 가까이 되니깐, 철없던 학창시절, 그저 친구가 좋았고, 연극이 좋아서 피곤한 줄 모르던 뛰어다녔던 그때가 문득 그리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마 중년이 되어버린 이유겠죠"라고 말문을 열면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지만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에 동기들과 뭉쳤어요. 그동안 각자 살아온 모습도 달라 두려움반 설렘반으로 시작한 연극이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이제 막에 오르게 되네요"라면서 연극 '아름다운 사인'이 무대로 올라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아름다운 사인(死因)’은 여자 검시관 유화이가 검시대 위에 누워 있는 자살한 일곱 명의 여자들의 죽음을 설명하는 것을 시작된다. 죽음의 원인은 하나같이 자살. 자살은 그 자체로 그녀들이 견딜 수 없었던 고통과 수많은 사연을 말해 주고 있다.
죽은 자들이 자신의 삶을 얘기하고, 관객들은 여자의 인생과 사회의 모순된 구조를 얘기하게 된다. 등장인물들 간의 다툼과 과장된 어투, 서러운 감정의 포장과 복합된 감정의 분출 등 죽은 자들의 노래와 춤이 무대 위에 전개되면서 일곱 여자들의 ‘아름다운 사인(死因)’은 우리들에게 가슴 찡한 카타르시스와 유쾌한 웃음을 전한다.
아름다운 사인은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연극팬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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