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위의 폭력이 정당화 됐다. 심지어 사회자는 이길 때마다 밟히는게 어떤가라는 질문까지 했다.
2014-2015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가 2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개최됐다. 6개 구단 감독 및 주축 선수들이 자리한 가운데 의외의 이야기가 나왔다.
기자회견 중 '위성우 감독 밟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2012-2013, 2013-2014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우리은행은 우승 세리머니로 위성우 감독을 발로 차는 행동을 선보였다. 물론 이유는 분명하다. 지독할 정도로 훈련을 시키기 때문이다. 2연속 통합 챔피언에 오를 정도로 성과가 나왔다.

화풀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선수들도 그런 의미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6개 구단 선수들은 모두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멤버였다. 이들은 모두 금메달을 따내고 역시 위성우 감독을 밟았다.
몇몇 선수들은 "세게 밟았다"며 고백했다. 또 그리고 최선참 선수는 "너무 살짝 밟았다"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고마움 보다는 그저 남들이 하기에 따라한 선수도 있었다. 어린 선수중 한 명은 "남들이 밟길래 따라 밟았다"라고 했다. 재치있는 답변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의식은 없었다.
물론 위성우 감독도 즐거운 반응이었다. 위 감독은 "나도 밟힐 줄은 몰랐다. 그러나 선수들이 애정을 가지고 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 시즌 이길 때마다 밟히면 죽는다"라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세리머니를 특별한 순간을 더 빛나게 하는 도구 중 하나다. 야구 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축구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종교적 이유로 기도를 하거나 허공을 향해 주먹을 강하게 뻗는 모습들은 보통이 됐다. 그리고 코칭 스태프와 얼싸 안거나 하기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일명 '게토레이 샤워(Gatorade shower)'. '게토레이 덩크' 등으로 불리는 '게토레이 샤워'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1980년대 미국 프로 풋볼(NFL)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NFL의 공식 음료인 게토레이 통을 들고 감독에게 끼얹으며 시작된 것. 이렇게 NFL에서 시작한 게토레이 샤워는 프로 스포츠 뿐만 아니라 학교 스포츠에서도 승리 세리머니의 일종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흠뻑 젖으면서 더위를 날리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는 한국으로 들어와 물폭탄으로 변신했다. 그 결과 여자 아나운서가 수난을 겪기도 했다. 물을 끼얹는 장난을 한 선수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세리머니도 잠잠해졌다.
위성우 감독에게 가해진 밟기 세리머니도 기쁨을 대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 폭력적이다. "더 세개 밟아야 했따", "너무 살짝 밟았다"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그저 생각 없이 남들을 따라한 경우도 있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상황서 무의식적으로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이기 때문에 너그러워질 수 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보는 이들이 받아 들이는 것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밟는 선수가 있다면 방송에 노출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지랖일 수 있다. 그러나 "이길 때마다 밟히는 것이 어떤가"라는 질문은 공개적으로 맞으라는 이야기다. 폭력에 대해 고민없이 정당화 하는 것이다. 비록 농담이겠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분명히 문제가 될만한 이야기였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