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72) 한화 신임 감독의 시선은 수비에 쏠려 있었다. 수비가 안정되어야 마운드도 안정될 수 있다는 지론을 드러냈다. 역시 방법은 강한 수비였다. “김태균은 반 죽었다”라는 말에서 김 감독의 지옥 훈련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
김 감독은 28일 오후 3시 대전구장에서 공식 취임식 행사를 가졌다. 정승진 사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 선수단, 취재진과 몇몇 팬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김 감독은 취임사와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단에 강한 개혁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곧바로 시작될 마무리캠프 훈련 계획이 화제였다. 그리고 김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수비’라는 답을 내놨다.
김 감독은 한화의 전력과 취약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취임해서 며칠 안 됐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비가 아닌가 싶다. 바깥에서 볼 때 이 점이 몇 년째 한화에서는 문제점이 아닌가 싶다. 이번 캠프에서 제대로 하느냐에 사활이 걸려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는 어설픈 수비로 점수를 헌납하지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매년 훈련에도 이런 부분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마운드의 불안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이에 마무리캠프부터 강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내일부터 캠프에서도 수비는 연습의 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5일 훈련을 하면 아예 이틀은 수비 훈련만 할 것”이라며 지옥의 펑고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오늘부터 어떤 의식을 갖고 움직이느냐가 승부처가 아닌가 싶다. 여기 나오기 전에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이발값이 없느냐고 물어봤다. 내일부터는 머리 깎고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정신 무장을 주문했다. 또한 스타 플레이어라도 훈련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 넓어진 외야만큼 외야수들의 수비력도 강조한 김 감독은 “한 가지 재밌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김태균은 내일부터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다”라고 살벌한 농담을 던졌다.
3루에서 강도 높은 펑고를 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투수에 비해 야수 쪽의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평가를 내린 김 감독은 훈련을 통해 야수들을 젊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성근 특유의 강훈련이 한화를 얼마나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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