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내 변신보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 더 중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10.28 16: 37

왜 '단발머리'가 신의 한 수라 불리는 지 알 것 같았다. 늘씬한 몸매와 자그마한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단발머리는 배우 고준희에게 제격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발머리가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서스럼없이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겨울법도 한 이 단발머리를 한 번쯤은 바꿔볼 순 있지 않을까. 배우로서 변신에 대한 갈망이 생길 수 있고 여배우들에게 변신의 1순위는 머리 스타일 변화이기 때문. 이에 대해 고준희는 왜 그런 생각이 없었겠느냐며 하지만 자신의 변신보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배우로 데뷔를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해하던 찰나,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이름도 바꾸고 머리도 자르면서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단다. 그러면서 변신을 고집하는 것은 부차적인 일, 우선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그가 해나가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게 고준희의 말이었다.

대신 다양한 연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단다. 그러면 변신하는 것 아니냐며 환하게 웃어보이는 고준희는 "그래도 아직 대표작은 단발머리네요"라며 현재 촬영 중인 임상수 감독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을 열심히 해 대표작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 '해피투게더'에서 단발머리가 대표작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 어떻게보면 나의 치부를 내 입으로 이야기한 걸수도 있는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한것이다. 나는 스무살 때 '나는 달린다'로 데뷔를 한 이후 그리고나서 일을 안했었다. 나랑은 연기자라는 안맞는 것 같아서 잠시 쉬다가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데뷔하고 나서 되게 힘들었다. 시기를 잘타서 데뷔가 어렵지 않았는데 데뷔하고 나서는 잘 안되더라. 상처를 너무 많이 받기도 했다. 캐스팅되고 이슈는 되는데 시청률이 안 나오면 기대감이 확 떨어지는 걸 몸소 느끼니까. 이게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고 일이라는게 계획한대로 되는게 아니구나 그때 느꼈다. 이후 이름을 바꾸고 다시 일 시작하자하면서 머리를 잘랐는데 일이 잘 풀렸다. 그러면서 작품을 쉬지 않고 하니까 머리를 기를 시간도 없고(웃음).
 
- 변신을 하고 싶지는 않나.
▲ 나 자체도 이 머리 안에서는 변신을 했다(웃음). 앞머리도 자르고 염색도 하고. 작품 탓도 있지만 나 자체도 이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못 기르겠더라. 광고주분들도 앞머리를 자르면 앞머리를 없애라고 하시고 그랬다. 처음엔 나도 이 머리도 하고 싶고 저 머리도 하고 싶고 그랬는데 대중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는 것 같다. '너희가 원하던 말던 이미지 변신하고 싶어' 이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대중이 좋아하는 걸 하고 다른 모습을 연기적으로 보여주면 더 각인되지 않을까 싶다.
- '레드카펫' 출연은 어떻게 결정한 것인가.
▲ '결혼전야'를 찍고 있는데 시나리오 읽어보라고 했다. 캐스팅이 먼저 세팅 돼 있었다. 윤계상은 기다리고 있었고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 재밌더라. 다른 로코 시나리오들과 달랐다. 그리고 윤계상이 먼저 선택한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만 보고 선택했다기보단 오정세와 조달환, 윤계상 등등이 캐스팅됐다고해서 더 빨리 선택을 하게 된 것 같다.
- 실제로 에로영화를 본 적이 있나.
▲ 중학교때 처음 남동생이랑 같이 봤던 것 같다. OCN 같은 채널에서 해주는 거(웃음). 
- 성격 자체가 호기심이 강한 성격인가보다.
▲ 호기심도 많고 안전한 것 안에서는 해보려고 하는 편이다. 범법이 아닌 이상 해보려고 하는 것 같다.
- 박범수 감독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도 인상깊다.
▲ 감독님이 영화사 분들한테 자기를 PR하는 영상이 있다. 그걸 보면 영화사 분들이 다 웃는데 나는 되게 짠했다. 감독님은 이번 영화를 통해 여배우라는 사람을 처음 접해봤다. 그래서 그런지 포도즙도 챙겨주시고 촬영 현장에서도 스태프들한테 잘해주시더라. 나는 어렸을 때 배우가 너무 연출을 하려고 하면 영화가 산으로 갈 것 같은게 보이는데 모두가 자신이 힘드니까 목소리가 커지고 그런 경우를 봤다. 그래서 그러면 안되겠다는걸 어릴 때 느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나이가 들어서도,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도 감독님을 믿고 해야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감독님은 처음 작업을 하는거고 스태프들은 다 선배인거다. 게다가 스태프가 다 여자였다. 여탕안에 감독님이 껴있으니까 더 말을 못하더라. 그래서 내가 '주인은 감독님이야, 감독님이 다 해야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할수있는 건 '우리 감독님' 이런 거였다. 그런걸로 힘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 현재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촬영 중에 있다.
▲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나는 참 사람 복이 많은 것 같다. 열심히 해서 대표작 만들어야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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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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