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계속 이겨요".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은 지난 2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일본시리즈 2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클라이맥스시리즈(CS) 포함 포스트시즌 8경기 만에 처음으로 취한 휴식이었다. 오승환을 투입하지 않은 한신도 6연승(1무) 끝에 포스트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27일 이동일까지 이틀을 쉰 오승환은 28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4 일본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다. 그가 경기에 나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화제라 할 만했다. 오승환은 "어떻게 계속 이겨요"라며 하루 휴식을 취한 것에 덤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2차전에서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신이 1-2로 뒤진 8회말 불펜에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오승환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펜) 마운드에 서있었다. 1점 뒤진 상황에서 주자가 2루까지 나간 상황이라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만약 동점이 됐다면 오승환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한신은 득점을 내지 못했고, 오승환의 투입도 결국 무산됐다. 이렇듯 경기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몸만 풀다가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불펜투수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기다림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빨리 준비해야 할 상황에는 불펜에서 공을 몇 개 세게 던지고 나간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라 다른 선수들보다 여유 있게 준비한다. 경기와 불펜 투구는 다르지만 불펜도 많이 하면 피로가 쌓인다. 피로도를 최소한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당초 오승환은 이대호와 "누가 이기든 4경기로 끝내자"고 입을 모았지만, 막상 시리즈가 시작되자 1승1패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승환은 "길게 해봐야 11월2일까지다. 이제는 익숙하다. (장기전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시리즈가 하기 전에는 끝나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2012~2013년 한국 삼성에서도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11월1일이었다. 11월 야구가 낯설지 않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면 잠실구장에서 하는 한국시리즈를 찾아가 볼 생각이다"며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친정팀' 삼성 선수들과 만남을 고대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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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