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필승조가 어이없이 무너졌다.
넥센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대거 6실점하며 2-9로 패했다. 넥센은 전날 1차전에서 선승을 거뒀으나 2차전을 내주며 1승1패 시리즈 원점을 허용했다.
넥센 선발은 7회 1사까지 10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었다. 팀 타선은 상대 선발 신정락에게 꽁꽁 묶여 있었으나 7회 유한준이 추격의 솔로포를 날리기며 추격의 불씨를 보이기도 했다.

전날부터 사이드암 선발 두 명에게 꽁꽁 묶인 넥센은 막판 공격을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8회 에상치 못하게 마운드에서 일이 터졌다. 밴 헤켄은 8회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필승조 한현희에게 넘겼다. 염경엽 감독은 "필승조는 매 번 나온다. 포스트시즌에서 패전조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현희는 나오자마자 정성훈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대타 이병규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강판됐다. 원래 급박한 상황에서 더 구위가 좋아지는 한현희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를 구원해 나온 조상우는 더했다. 1사 만루에서 이병규, 이진영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는 스나이더에게 2타점 중월 인정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염 감독은 그의 원래 계획에 없던 추격조 김영민을 등판시켰다.
전날 조상우는 5회 1사 1,3루 위기에 등판해 병살로 위기를 넘기는 등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구원승을 거뒀다. 한현희는 9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공 1개로 팀의 6-3 승리를 지키고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현희는 지난해에도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9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였다.
그러나 중요한 추격의 순간 찾아온 두 어린 투수의 '멘붕'은 경기장 안의 희비를 크게 갈라놨다. 그들의 투구에 원정팀 팬들이 더 좋아하는 상황은 팀이 바라지 않던 가장 비극적인 모습이었다. 게다가 3차전부터는 LG 홈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이 기다리고 있는 잠실이다. 넥센에 폭탄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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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