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정규시즌에는 해본 적이 없던 테이블세터 고민에 빠졌다.
넥센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타선이 상대 선발 신정락을 비롯한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해 2-9로 패했다. 넥센은 홈에서 1승 1패를 하고 잠실로 넘어가 3차전에 임하게 됐다.
경기 시작 전만 하더라도 선발 매치업에서는 넥센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예상이 많았다. 넥센 선발은 20승(6패) 투수인 앤디 밴헤켄(평균자책점 3.51)이었다. 반면 LG는 이번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 6.66에 불과한 신정락을 선발로 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넥센 타자들은 신정락을 상대로 맥을 추지 못했다. 특히 공격의 첨병으로 기회를 모았던 1번과 2번이 제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찬스를 만들어줘야 할 서건창과 이택근이 가장 대표적으로 침묵한 것이 넥센의 타격 부진 이유였다.
서건창은 1차전 1회말 볼넷으로 걸어 나간 이후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에 다시 1루를 밟았으나 고의 볼넷에 의한 출루였다. 2차전 역시 구위와 제구가 조화된 신정락의 완벽투에 막혔다. 서건창은 6회말 루킹 삼진을 당하는 등 3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8회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지만, 이미 1-8로 승부의 추가 기운 뒤였다.
이택근 역시 1차전의 5타수 무안타 부진을 씻어내지 못했다. 이택근은 지난 1차전에서 5번 타석에 들어서 삼진 1번을 제외하면 4번 모두 내야 땅볼을 쳤다. 그 중 한 번은 볼넷으로 출루한 서건창까지 아웃되게 만든 병살타였다. 2차전에서도 신정락의 공이 워낙 좋아 이택근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택근은 4타수 무안타로 발이 묶였다.
신정락은 지난 6일 잠실 NC전에서 7⅓이닝 노히트로 생애 최고의 피칭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유원상과 신재웅이 이어 던진 LG는 9이닝 동안 NC 타선을 피안타 없이 묶고 팀 노히터를 달성했다. 소위 ‘긁히는 날’에는 돌발 부상만 없다면 5~6이닝 이상 압도적인 피칭을 해낼 수 있는 투수가 바로 신정락이다.
경기 내내 신정락을 허물지 못한 넥센은 7회말 1사에 3번 유한준이 회심의 솔로포를 터뜨려 추격을 시작했으나 그 한 방이 전부였다. 테이블세터를 이룬 서건창과 이택근이 자주 출루하지 못한 것이 신정락을 흔들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날은 클린업 역시 고전했지만, 신정락의 투구가 뛰어났던 영향이 컸다. 중심타선은 그나마 1차전에서 각자 안타를 최소 하나씩 터뜨려 소임을 해냈다.
올해 201안타를 몰아쳐 프로야구 사상 최초 한 시즌 200안타라는 금자탑을 세운 서건창, 타율 3할6리에 21홈런을 수확한 강한 2번 이택근이 있어 넥센은 정규시즌 내내 테이블세터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와 처음 해보는 고민이 생겼다. 넥센이 처음 경험하는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돌파해 나갈지 3차전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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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