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양 팀 합쳐 1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LG는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신정락의 7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9-2 승리를 거뒀다.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도 7⅓이닝 10탈삼진 3실점(2자책점) 역투로 명품 경기를 연출했다.
당초 2차전 선발 맞대결은 20승 투수 밴헤케에 무게가 쏠렸다. 신정락은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기록상으로 밴헤켄이 앞섰고 신정락은 넥센전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5.87로 눈에 띠는 성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팀의 대결은 치열한 선발 대결로 이어졌다. 밴헤켄은 1회초 공 10개를 던져 정성훈, 황목치승, 박용택을 3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초엔 손주인의 2루 땅볼로 첫 실점했지만 3회에도 오지환, 정성훈, 황목치승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괴력을 뽐냈다.
밴헤켄이 던지는 140km 중반대의 패스트볼은 좌우로 꽉 차게 들어가며 LG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리고 타자의 눈앞에서 뚝 떨어지는 변화구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밴헤켄은 7⅓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모두 10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잡아낸 뒤 1루 송구에 약점을 보였지만 투구 내용만큼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한현희-조상우 필승조가 무너지며 밴헤켄의 호투는 빛을 바랬다.
LG의 ‘히든카드’ 신정락도 만만치 않았다. 신정락은 지난 6일 잠실 NC전에서 7⅓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2볼넷 9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인 바 있었다. 당시 오른쪽 중지 손톱 부상만 아니었다면 노히트노런 달성도 가능했던 상황. 그러나 LG는 프로야구 최초로 팀 노히트노런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2차전서 신정락이 보여준 투구는 마치 그날의 경기를 보는 듯 했다. 신정락은 1회말 넥센 타자들에게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지만 모두 수비 정면으로 향하며 삼자범퇴의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부터는 감을 잡은 듯 타자들을 삼진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신정락은 2회말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범타 1개와 삼진 2개로 가볍게 막았다.
특히 3회말 박동원에게 허용한 내야안타 이후에는 10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넥센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7회말 1사 후 유한준에게 중월 홈런을 맞으며 아쉽게 1실점했으나 후속타자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강타선을 잠재웠다. 신정락은 7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탈삼진은 1999년 롯데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나온 23개였다. 이날 양 팀은 도합 26개의 탈삼진을 신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선발 밴헤켄과 신정락이 뽑아낸 탈삼진은 모두 20개로 두 투수가 기록한 탈삼진만으로도 신기록에 근접했다. 그 정도로 두 선수가 보여준 역투는 올해 포스트시즌 최고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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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